부산과 대구가 그렇듯 삼성과 롯데 사이에는 미묘한 '라이벌 의식'이 존재한다. 같은 영남이면서도 '너에게만은 질 수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회의원을 뽑는 총선에서도 이 같은 성향은 고스란히 반영된다.
롯데는 3위를 확정한 가운데 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2위를 노리고 있고, 삼성은 4위 티켓을 손에 넣었다. 두 팀이 가을잔치에 동반 진출한 것은 양대리그가 시행됐던 2000년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롯데는 고(故) 김명성 감독이 사령탑에 있던 2000년 준플레이오프 이후 가을잔치와는 거리가 멀었다. 2001년부터 지난해까지 성적은 '8-8-8-8-5-7-7'이었다. 가을잔치는 고사하고 2001년 이후 '종합승률 최하위'의 불명예까지 뒤집어써야 했다.
올해 대대적인 전력보강에 성공한 롯데는 8년 만에 4강에 올랐다. 롯데는 두 번째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던 1992년과 준우승을 차지했던 1995년 정규시즌에서 3위였다는 기분 좋은 추억이 있다.
반면 삼성은 조창수 감독대행이 지휘봉을 잡고 있던 97년 준플레이오프 진출을 시작으로 올해까지 12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의 쾌거를 이뤘다. 12년 동안 삼성은 우승 3회(2002, 2005, 2006년) 준우승 2회(2001, 2004년)를 일궜다.
삼성은 선동열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2005년 이후로는 우승컵을 두 번이나 들어올렸다. 지난해와 올해는 한국시리즈 직행이 아닌 준플레이오프 '완행열차'를 탔다. 우승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되지만 삼성만의 저력과 경험을 감안하면 아무도 '모를 일'이다.
롯데와 삼성은 가을잔치에서 5번 만났다. 준플레이오프에서는 삼성이 2승1패로 앞섰지만,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는 롯데가 2승을 거뒀다. '큰 경기', '극적 승부'에서는 롯데가 강한 면모를 보였다.
롯데는 1984년 한국시리즈에서 혼자 4승을 올린 최동원(한화 2군 감독)의 역투에 힘입어 4승3패로 우승했다. 롯데는 1999년 플레이오프에서 초반 1승3패의 열세를 딛고 4승3패로 승부를 뒤집었고, 1992년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으로 이겼다. 삼성은 1991년 준플레이오프에서 2승1무1패, 2000년 준플레이오프에서는 2승1패로 승리했다.
최경호 기자 squeez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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