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월 11일 오후 2시께 A씨는 성산동 방향 내부순환로 홍제램프 진입 전 1차로를 지나던 중 소스라치게 놀랐다. 앞에서 가고 있던 화물 트럭의 적재함에서 사무용 의자 하나가 뚝 떨어진 것. 이 때문에 A씨는 갑자기 핸들을 꺾다가 왼쪽 중앙분리대를 들이받았다. 차량은 3차로 쪽으로 50m 가량 미끄러졌고, 다행히 다치지는 않았지만 견적 등 피해 비용이 무려 2,000만원이나 나왔다. A씨는 도로환경관리 소홀을 이유로 서울시를 상대로 손해 배상(2,000만원)을 청구했으며, 현재 국가배상심의위원회에서 심의 중이다.
# 지난달 9일 오후 2시께 강변북로 성산대교 주변 4차로. B씨는 시원하게 뚫리던 길이 갑자기 주차장이 돼 가는 것을 보고 어안이 벙벙했다. 고개를 빼 앞을 둘러보니, 도로 위에는 포대와 종이가 널려 있고 청소차량에 탑승한 작업원이 낙하물을 수거하고 있었다. 15분 가량 후에 작업이 완료됐지만 B씨는 결국 중요한 사업 약속에 늦고 말았다.
자동차 전용도로에서 적재함 덮개를 설치하지 않고 운행하는 화물차들이 해마다 늘어 이들이 떨어뜨린 낙하물로 인한 피해 또한 증가하고 있다.
29일 서울시설공단에 따르면 단속기간 중 적재함 덮개 미설치 차량 적발 건수는 2005년 283건, 2006년 472건, 2007년 491건으로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다. 올해는 상반기 단속기간 적발 건수만 벌써 237건이다.
도로교통법 제39조 3항은 '모든 차의 운전자는 운전 중 실은 화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덮개를 씌우거나 묶는 등 확실하게 고정될 수 있도록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화물 트럭은 정식 덮개가 아닌 밧줄, 천막 등을 사용해 겉만 살짝 덮는 등 '눈 가리고 아웅'식의 행태를 보이고 있다.
화물 트럭이 흘린 낙하물의 양은 지난해 기준 총 366톤. 길 위의 낙하물을 수거하기 위한 시설관리공단의 출동 횟수만도 1,825회로 하루 평균 5회에 달한다.
서울시설공단 도로환경관리팀 안양수 과장은"단속반 직원들은 도로 위에서 빠른 속도로 달리는 화물 차량들의 사진을 찍는 위험을 감수해야 한다"면서 "떨어진 화물을 처리할 때에도 각 구역 직원들이 본래 업무를 제쳐두고 지원되는 등 인력낭비가 크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자 시가 적극 나섰다.
서울시설공단은 다음달 1일부터 한 달간 경찰과 합동으로 적재함 덮개 미설치 화물 차량에 대한 집중단속을 실시키로 했다.
하루 평균 5회에 달하는 도로상 적재물 낙하를 사전에 차단해 전용도로 운전자들의 안전을 확보하자는 취지다.
시는 합동단속기간 중 적재함 덮개 미설치 위반 차량이 단속될 경우 범칙금(3만~5만원)을 부과하고, 실제 차량이 화물을 떨어뜨리면 300만~700만원의 중한 과태료를 물리기로 했다.
안 과장은 "올해 상반기(6월1일~6월30일)에 총 237건을 적발해 87건의 위반사항에 대해 435만원의 범칙금만 부과했지만 이번 단속부터 휠씬 강력하게 할 방침"이라며 "'안 걸리면 그만'이라는 운전자들의 안일한 생각을 뿌리 뽑기 위해 폐기물 차량의 통행 빈도가 많은 강변북로(일산 방향)를 중심으로 집중 단속하겠다"고 말했다.
이태무 기자 abcdefg@hk.co.kr장재원 인턴기자(이화여대 국문과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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