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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70'의 뜨거운 엔진 조승우·차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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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고70'의 뜨거운 엔진 조승우·차승우

입력
2008.09.30 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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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2일 개봉하는 '고고 70'(감독 최호)은 뜨거운 영화다. 어둡고 차갑던 1970년대를 배경으로 했기에 영화 속 젊음의 들끓는 에너지는 더욱 뜨겁고, 그 에너지가 밝히는 빛은 더 강렬해 보인다.

젊은 록그룹의 활약상을 붓 삼아 암울한 시절을 발랄하게 그린 이 영화의 에너지원은 그룹 데블스와 와일드 걸스(당초 1970년대 활동했던 '와일드 캣츠' 명칭을 사용했으나 영화 내용이 실제 멤버들의 활동과 전혀 달라 오해를 살 수 있다 해서 변경)의 활화산처럼 터지는 공연에 있다.

좀 더 범위를 좁혀보자면 데블스의 주요 멤버로 등장하는 조승우(28)와 차승우(30)가 영화 전반에 활력소를 제공하는 발전기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름도 한자까지 같은데다 영화를 찍으며 형ㆍ동생 사이가 돼버린 두 사람의 음악 실력은 정평이 나 있다. 조승우는 스크린보다 뮤지컬 무대서 더 대접 받는 톱스타. 대중성에선 동생 조승우에 비해 떨어지지만 차승우의 이력도 만만치 않다.

그룹 크라잉 베이비와 노브레인을 거쳐 문샤이너스의 기타리스트인 그는 '기타 천재 차차'로 불리며 홍익대 앞에서 맹활약 중이다. 최호 감독은 음악 자문을 위해 그를 찾았다가 열정적인 공연을 보고 덜컥 연기엔 생짜인 그를 캐스팅했다.

안면을 트기 전까지 두 사람은 가까이 하기엔 너무 멀었던 듯하다. 조승우는 차승우를 "눈썹을 밀고 가죽점퍼를 입고서 무대에 오른 공연 모습을 보고 길에서 마주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차승우는 "젊은 나이에 많은 성취를 했으니 아무래도 괴팍하거나 까탈스러울 것"이라고 조승우를 경계했다. 하지만 음악을 매개로 흉금을 터놓는 사이가 되기까지 채 이틀이 걸리지 않았다나.

조승우 승우 형은 거의 친형이에요. 당연히 저는 친동생이구요.

차승우 처음엔 경계심이 있었다고 할까요. 그런데 이야기를 하다보니 소박한 면도 있었고요… 이야기 속에 담긴 진솔함에 반했죠.

조 친동생처럼 대한다면서 기타는 잘 가르쳐주지 않더군요. 신민아씨만 친절하게 가르쳐주고.

차 또 그런다, 또! 악기를 가르친다는 게 정말 귀찮은 과정이에요. 저는 독학으로 기타를 배운 사람이라 가르치는 요령도 없고요.

조 라이벌 의식요? 그런 것 절대 들 새가 없었죠. 형은 천재 소리를 듣는 사람인데요. 부럽기만 하죠. '나는 중ㆍ고등학교 때 기타 안 치고 뭐했나' 후회가 되요. 형의 공연을 보면 제가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힘이 느껴져요.

차 조승우는 연기자로서뿐 아니라 음악적 재능도 상당해서 제가 자극을 많이 받아요. 일에 대한 집중력이 대단해 감탄을 많이 했죠. 기타 잡은 지 고작 이틀 만에 연주를 하는데, 그런 배우가 없죠.

'고고 70'은 데블스의 공연 장면을 카메라를 여러 대 동원해 끊김 없이 찍어냈다. 배우들이 카메라 앞에서 연기를 했다기보다는 공연실황을 중계하는 식으로 촬영을 한 것. 촬영장이 실제 공연장을 방불케 하다보니 영화의 절정이자 결말인 마지막 공연 장면을 촬영할 때 두 사람은 영화 속 등장 인물들이 그토록 원하던 '닐바나'(열반)의 경지를 느꼈다고 했다.

"형은 기타를 치다 손이 다 찢어져 피투성이가 될 정도였고 저는 눈이 반쯤 다 돌아갔어요"(조) "영화 찍으며 쌓였던 감정들이 다 폭발했죠. 실제 공연장에서의 피날레처럼 모든 감정이 한꺼번에 다 터진 거죠."(차)

조승우는 "'고고 70'을 찍으며 3년 안에 밴드 활동을 하겠다는 작은 꿈이 생겼다"고 했다. 이미 확보한 멤버도 있다. '고고 70'의 음악을 담당한 방준석 감독과 드러머 김민기가 조승우에게 포섭된 주요 인물.

"초호화 멤버예요. 저는 곡을 제공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승우가 우리 문샤이너스의 앨범 피처링도 할 거예요"(차) "제가 음악하면 형이 당연히 많이 도와주겠죠. 저는 형에게 앞으로 작사를 해줄 생각이고요."(조)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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