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은행인 국민은행 중심의 KB금융지주가 29일 정식 출범했다.
황영기(사진) 회장은 취임 일성으로 "적극적인 인수ㆍ합병(M&A)을 통해 3년 내 국내 1위를 달성하고 5년 내 자산 600조원의 아시아 10위 금융그룹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앞으로 국내 금융권에 일어날 2차 지각변동의 주역이 되겠다는 선전포고다.
국민은행을 포함한 KB금융지주의 총자산은 6월 말 현재 299조원으로, 우리금융지주(318조원)와 신한금융지주(304조원)에 이어 3위. 하지만 은행 부문 자산 규모는 단연 1위이고 총자산 규모도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때문에 황 회장이 출범 기념사에서 밝힌 대로 적극적인 M&A를 성사시킨다면 순식간에 1위에 오를 수도 있다.
KB금융지주의 첫 번째 인수 목표는 외환은행. 황 회장은 "국민은행의 기업금융과 외환부문이 강화되도록 그룹 차원의 지원에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혀, 사실상 외환은행 인수 의지를 내비쳤다. 인수에 성공하면 총자산 규모에서 국내 1위로 도약할 수 있을 뿐더러, 소매금융에 편중된 약점을 보완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그러나 외환은행 노조는 이날 KB금융지주 출범식 행사장에 나타나 합병 반대 집회를 여는 등 KB금융지주에 인수되는 것을 적극 반대하고 있어 낙관할 수만은 없는 상태다.
전체 지주사 이익 중 은행부문 기여도가 97%로 다른 금융지주사에 비해 지나치게 큰 것도 극복해야 할 숙제다. 이와 관련, 황 회장은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필수 과제로 증권, 자산운용, 보험 등에서의 M&A를 적극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최근 유진투자증권 인수 가능성을 열어놓은 것도 이 같은 전략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이어 "효과적인 현지화 전략으로 해외사업 부문에 핵심역량을 접목하면 KB금융그룹의 해외사업 비중은 향후 총 자산의 10% 수준까지 늘어나게 될 것"이라며 해외사업 강화 의지도 밝혔다.
당면 과제는 M&A를 위한 '실탄' 확보. KB금융지주는 지주사 전환 과정에서 발생한 4조원 상당의 자사주를 연말까지 전략적ㆍ재무적 투자자에게 매각할 계획이지만, 최근 글로벌 신용경색 여파로 차질이 우려된다. KB금융지주는 그러나 글로벌 금융위기 속에서 국민은행이 상대적으로 안전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어 매각 계획이 차질 없이 진행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날 KB금융지주 출범식에는 정기영 이사회 의장과 황 회장, 강정원 국민은행장(지주회사 부회장), 김중회 사장 등 경영진과 계열사 사장단 등 70여명이 참석했다. KB금융지주는 은행사업부문(부문장: 강 행장), 비은행 사업부문(부문장: 회장 직할), 그룹지원부문(부문장: 김 사장) 등 3부문 10부 1국 1실의 조직체제를 갖추고 70여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게 된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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