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리더십이 본격적으로 시험대에 올랐다. 25일 영수회담이 직접적인 계기가 됐다. 표면적으로는 긍정 평가가 우세하지만, 영수회담의 시기와 결과 모두에 대한 불만도 적잖게 엿보인다.
정 대표 주변에선 영수회담에 대해 대체로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한 핵심측근은 26일 "대통령과 대등한 위치에서 국정을 논하며 생산적인 여야관계를 주도했다"면서 "당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데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반면 진보개혁 진영은 고개를 젓는 분위기다. 대다수는 말을 아끼고 있지만, "이명박 정부의 일방독주를 제대로 막지 못해 지금도 2중대 소리를 듣는데 뭘 더 협력한다는 거냐"(최문순 의원)며 공개적으로 비판하는 경우도 있다.
일단 정 대표의 전략은 '새로운 리더십'이다. 정 대표가 이날 "옛날식 극한투쟁 일변도에서 벗어나 협력할 것은 협력하고 경쟁할 것은 경쟁하고 싸울 것은 싸우겠다"고 말한 것이 이를 웅변한다. 안정감과 정책능력을 갖춘 야당 지도자의 상을 보여주겠다는 뜻이다.
문제는 정 대표측의 현실인식이 당내 비판그룹과 상당한 괴리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영수회담을 막후에서 조율해온 한 의원은 "회담 전에 강경파와 주화파가 반반씩 나뉘었던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촛불정국에서 강경파에게 이끌려 거리로 나섰지만 당 지지율에 아무 도움이 안되지 않았느냐"고 말했다. 지금껏 진보개혁진영이 촛불정국에서 민주당의 소극적인 태도를 비판해온 것과는 판이하게 다른 분석이다.
결국 정 대표의 리더십은 향후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 방향에 따라 부침을 겪을 개연성이 높아 보인다. 기획사정, 경제팀 거취, 촛불수사, 언론대책 등에서 강경 드라이브로 일관할 경우 정 대표에겐 "도대체 영수회담에서 뭘 얻었느냐"는 비판이 집중될 수밖에 없다.
정 대표의 신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진 한 386 전직의원은 "영수회담을 통해 정 대표가 뉴스메이커로 부상하고 있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면서도 "야당 대표의 리더십이 대통령의 국정 드라이브에 따라 좌우되는 상황이 된 측면도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양정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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