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도 많고 비난도 잇따랐지만 기어코 해냈다.
‘사자군단’ 삼성이 아무도 밟지 못한 길에 발자국을 새겼다. 한 번 가기도 힘들다는 가을잔치에 12번(1997~2008년) 연속으로 초대 받았다.
삼성은 28일 잠실 두산전에서 10-9로 승리, 64승(60패)째를 수확하며 남은 2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12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을 확정했다. 12년 연속은 한국 프로스포츠를 통틀어 최장 기록이다. 5위 한화와의 승차를 2경기로 벌린 삼성은 나머지 2경기에서 모두 패하고 한화가 전승을 거둬 동률이 되더라도 상대전적(11승7패)에서 앞서 준플레이오프(준PO)에 나갈 수 있다.
연속 PS진출 2위 기록이 ‘전설의 명문’ 해태(KIA 전신)의 9년 연속(1986~94년)인 점을 고려하면 삼성의 기록이 얼마나 대단한지 가늠할 수 있다. 삼성이 이날 4위를 확정하면서 올시즌 PS 진출 4개팀(SK 두산 롯데 삼성)이 모두 가려졌다. 4강이 겨루는 가을잔치는 다음달 8일 두산 또는 롯데와 삼성간의 준PO(5전3선승제) 1차전을 시작으로 열전에 돌입한다.
축포는 베테랑 양준혁이 터뜨렸다. 93년 삼성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첫 발을 내디딘 양준혁은 해태와 LG에 잠시 몸담기도 했지만, 올해까지 13시즌 동안 ‘삼성맨’으로 뛰고 있다.
전날 프로 통산 첫 2,200안타 대기록을 수립한 양준혁은 0-0이던 2회초 2사 만루에서 2루수 방면 내야안타로 2타점을 올렸다. 4회에는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로 물오른 타격감을 과시했다. 이날 성적은 2타수 2안타 2타점 2볼넷. 삼성은 난타전 끝에 10-9로 승리했다.
2005년 부임 이후 통합우승(정규시즌-한국시리즈) 2연패(2005, 2006년)에 빛나는 선동열 감독의 지도력도 재조명을 받게 됐다. 선 감독은 올시즌 선발투수진 붕괴와 심정수 양준혁 박진만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도 불구하고 ‘젊은 피’들을 조련, 4년 연속 PS 진출 쾌거를 일궜다. 이제 선 감독은 삼성의 ‘V5’이자 사령탑으로서 ‘V3’를 향해 힘찬 시동을 건다.
한편 3위 롯데는 부산에서 KIA를 4-2로 꺾고 3연승을 내달렸다. 2위 두산과의 승차를 1.5경기로 좁힌 롯데는 PO 직행의 희망을 되살렸다. 목동에서는 히어로즈가 0-3으로 뒤진 9회말 대연전극을 펼치며 SK에 4-3 역전승을 거뒀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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