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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원, 해경살해 상황/ 난간 잡고 버틸 때 삽으로 머리 2,3차례 내려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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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원, 해경살해 상황/ 난간 잡고 버틸 때 삽으로 머리 2,3차례 내려쳐

입력
2008.09.29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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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선원들은 마치 폭도와 같았습니다." 27일 목포항 해경전용부두에 입항한 3003함 경찰관들은 "그들은 순순히 검문검색에 응하던 예전의 중국 선원들이 아니었다"며 치를 떨었다.

■ 전쟁 방불케 한 격렬한 저항

서해상에서 순찰 중이던 목포해경 3003(3,000톤급)함 레이더에 전남 신안 소흑산면 가거도 서방 73㎞ 우리측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무허가 불법 조업으로 추정되는 중국 어선 2척이 포착된 것은 25일 오후7시.

3,000톤급 모함이 접근하면 작은 어선이 뒤집힐 수도 있다고 판단한 3003호는 즉시 고속단정(1.5톤급) 2척에 해경 대원 17명을 태워 출동시켰다. 해경 대원 9명이 탄 1호와 박경조(48) 경위를 포함해 8명이 승선한 2호의 추적이 시작되자 중국어선은 그물을 걷고 도주를 시작했다.

우리 고속단정은 20여분의 추격전 끝에 중국어선 1척을 따라잡았고 그 때부터 전쟁 같은 상황이 벌어졌다. 해경 대원들이 검문검색을 하겠다며 승선을 시도하는 순간 중국 선원들은 갑자기 삽과 쇠파이프 등을 휘두르며 접근을 막고 돌멩이와 쇠뭉치 등을 마구 던지며 저항을 시작했다.

중국인 선원들이 던진 쇠뭉치에 유리는 모두 깨졌고 선체 곳곳도 움푹 들어가는 등 동영상에 촬영된 고속정에는 격렬했던 전투의 상흔이 고스란히 남았다.

■ 아수라장 속에 박 경위 실종

중국 선원들의 저항에도 검문검색을 포기할 수 없는 해경 대원들은 재차 승선을 시도했다. 먼저 3명의 대원이 스크럼을 짜듯 밀고 들어갔지만 이 가운데 한 대원이 선원들이 휘두른 몽둥이에 머리를 맞고 고속정으로 굴러 떨어졌다. 또 다른 대원은 쇠꼬챙이에 손을 찔려 피를 흘리며 물러섰다.

이 과정에서 중국 어선에 가장 근접했던 박 경위도 선원들이 휘두른 둔기를 맞고 쓰러져 겨우 배 난간을 부여잡았다. 그러기를 10여 초. 고속정 위의 해경 대원들을 상대하던 선원 한 명이 박 경위를 발견하자마자 들고있던 삽으로 박 경위의 머리 부위를 2~3차례 가격했다. 두 손의 힘으로 생명을 부지하던 박 경위는 끝내 손을 놓았고 바닷물에 휩쓸려갔다.

■ 눈물겨운 추격전

해경 고속정과 20여분간의 격렬한 전투를 치른 중국 어선은 오후 7시40분께 고속정을 따돌리고 재차 도주를 감행했다. 이번에는 우리 경비정이 나섰다. 추격전이 벌어지는 동안 근처에 있던 중국 어선 30여척이 떼로 달려들어 경비정을 가로막는 등 방해를 시도하기도 했다.

경비정은 사고 발생 15시간 만인 26일 오전10시께 용의 어선의 한 척인 허신췐(河新權ㆍ36)씨의 17톤급 유자망 목선을 사고 해역 북서쪽 100㎞ 해상에서 나포했다.

헬기와 함정3척 등을 동원해 실종된 박 경위를 찾던 수색팀은 사건 발생 약 20시간 만인 26일 오후 1시30분께 사건지점 남서방 6㎞ 지점에서 박 경위의 시신을 발견했다. 박 경위의 온 몸에도 폭도들이 남긴 멍자국 등 상처가 가득했다.

목포=박경우 기자 gw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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