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정적인 한방은 없었다. 26일 밤(현지시간) 미 미시시피주 미시시피대학에서 열린 첫 TV 대선 토론에서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와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는 주 의제인 외교ㆍ안보 문제뿐 아니라 뉴욕 발 금융위기 등 경제 분야에서도 차별화된 정책으로 상대를 공박했으나 누구도 완벽하게 상대방을 제압하지는 못했다. .
워싱턴포스트는 “전체 90분 중 경제분야를 언급한 앞부분 30여분은 양 후보가 기존의 입장을 되풀이하면서 목표점없이 오락가락했다”고 진단했다.
다소 맥없이 진행되던 두 후보의 토론은 외교안보 분야로 초점이 바뀌면서 불꽃을 튀기기 시작했다. 두 후보의 충돌은 매케인 후보가 “불량국가 정상들과 조건없이 만나겠다”고 한 오바마 후보의 유세 발언을 문제삼아 “외교를 모르는 순진한 발상이며 아주 위험한 생각”이라고 하자, 오바마 후보가 “회담의 전제와 준비는 다른 것”이라며 “전제조건이 없다고 준비가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맞받아치면서 점화됐다.
이 발언을 계기로 양 후보는 자신의 정책을 정당화하는 근거로 대북정책을 들며 날카롭게 대립했다. 오바마 후보는 “북한을 ‘악의 축’으로 몰아세우고 대화를 단절했을 때 북한은 핵 능력을 4배로 키우며 미사일 시험발사까지 했다”며 “(현 정부가) 다시 개입정책을 쓰면서 진전을 이뤘다”고 개입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매케인 후보는 이에 대해 “북한은 지구상에서 가장 억압적인 정권” “모든 약속을 파기해버리는 집단” “거대한 정치수용소” 등 북한에 대한 극도의 혐오감을 잇따라 표출한 뒤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말을 빌려 “신뢰하되 확인해야 한다”고 반박했다. 두 후보는 토론에서 북한을 11차례나 언급해 북한문제가 대외정책을 극명하게 대비시키는 상징적인 사례임을 숨기지 않았다.
이란 핵문제, 이라크ㆍ아프가니스탄의 사태에서도 설전은 뜨겁게 계속됐다. 이라크 문제에서 매케인 후보가 “내가 병력증파를 주장해 승리할 수 있었다”고 하자 오바마 후보는 “이라크 전쟁이 2007년 초에 일어난 것처럼 말한다”고 응수한 뒤 “이라크 전쟁은 일어나서는 안될 전쟁이었다”고 논박했다. 오바마 후보는 특히 “지난 8년간 부시 정부가 이라크에만 매달렸으나 오사마 빈 라덴은 여전히 건재하고 알 카에다는 부활했다”며 아프간에서의 실패도 잘못된 이라크 전쟁 때문이라고 논박했다.
뉴욕타임스는 27일자 사설에서 매케인 후보가 외교분야에서 오바마를 “순진하고 경험없는” 후보로 몰아붙여 더 거침없는 모습을 보였으나 경험을 지나치게 강조한 것은 고리타분한 20세기 메아리를 듣는 것 같았다고 논평했다.
워싱턴=황유석 특파원 aquariu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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