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6일 국회 상임위원장단 18명 전원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찬을 함께 했다. 19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25일 민주당 정세균 대표와의 회동에 이어 여의도 정치권과의 본격적 소통을 위한 만남이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6시30분에서 8시30분까지 진행된 만찬에서 국회를 존중하고 여야 정치권과의 소통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고, 상임위원장들은 정부와 국회 간 건전한 긴장관계를 유지하며 국정에 최대한 협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만찬은 초반부터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시작됐다. 이 대통령은 상임위원장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반갑게 맞이한 뒤 "이번에 국회 상임위원장들은 될 만한 사람들이 됐다. 경륜도 그렇고 모든 면에서 원만하게 운영할 수 있는 사람들이 돼 기대를 많이 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띄웠다.
한나라당 소속 홍준표 운영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역대 대통령 중 야당과 싸워 성공한 대통령이 없었다"면서 "야당을 존중하고 파트너로 삼는 그런 대통령이 됐으면 좋겠고, 나 자신도 열심히 돕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청와대 보좌진을 포함한 20여명의 참석자들은 세 테이블에 여야 구분 없이 섞여 앉았고, 소주로 폭탄주를 만들어 함께 할 정도로 분위기가 좋았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여당 소속 위원장들은 주로 이 대통령의 발언을 듣는 입장이었고, 야당 위원장들은 이 대통령에게 건의를 하거나 의견을 묻는 등 격의 없는 대화도 이어졌다.
"키코(KIKO) 문제를 빨리 풀어야 한다" (정장선 지식경제위원장) "경기지역의 교사 부족 문제에 대한 대책을 세워 달라" (김부겸 교육과학기술위원장) "전남지역 조선업계의 금융경색을 완화해 달라"(유선호 법사위원장) 등의 건의도 쏟아졌다.
이 대통령은 만찬을 끝내며 "우선 중소기업 흑자도산을 막겠다는 의지는 여러 번 밝힌 바 있다. 꼭 그렇게 하도록 하겠다"면서 "교과서 수정 문제는 좌편향을 우편향으로 시정하는 것이 아니라, 좌도 우도 동의하는 가운데로 정상화하겠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나는 정치인으로 아무런 은원(恩怨)이 없다. 선거과정에 섭섭한 점이 있었다하더라도 모두 잊었다"면서 "여야 간에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의견의 차이는 없는 것이니 국정과제와 국회에 제출된 법안에 대해 정파적 입장을 떠나 국가를 위한다는 심정으로 토론해 합의점을 도출해 달라"고 재차 당부했다.
염영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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