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초등학교 앞 슈퍼 겸 문방구에서는 놀랍게도 200원짜리 아이스크림을 판다. 처음엔 믿기지가 않아 세 번이나 물어 보았다. 정말 200원 맞냐고? 질도 좋으면 불쾌할 이유가 없지만, 정체불명의 설탕 첨가 색소물에 불과했다. 싸구려 기묘한 음식도 팔았다. 그곳의 물총이나 장난감 칼은 어이없을 정도로 저렴한 가격이었고 그 값을 했다. 몇 번 쏘거나 휘두르면 고장 나거나 부러지는 것이었다.
동전 잡아먹는 하마 같은 게임기도 구비되어 있다. 내가 초등학교 다닐 때랑 달라진 게 없다. 학교 앞 가게가 세계의 축소판인 줄 알았다. 훌륭하신 선생님들이 수십 명 계시는 학교, 바로 콧등에 붙어서, 불량 식품, 불량 장난감, 사행 행위를 조장하는 뽑기 같은 것으로 충만했던 그곳! 30여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한 불량 문화.
누가 문제인 건가. 불량인 것을 알면서도 싼 맛에 사거나 할 수밖에 없는 아이들, 역시 알면서도 아이들 생떼를 못 이기고 돈을 내주는 우리 부모들, 양심의 가책을 느끼면서도 팔 수밖에 없는 상인들, 이러저러한 이유로 모른 척하는 선생님들, 아니면 단속을 등한시한 교육 당국, 그도 아니라면 학교 제도 자체? 이왕 겪는 멜라민 파동, 학교 앞 가게에서 불량이 싹 사라지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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