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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진작가 메기 테일러 내달24일까지 국내 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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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사진작가 메기 테일러 내달24일까지 국내 전시

입력
2008.09.29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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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진 작가 메기 테일러(47)의 작품 앞에 서면 우선 혼란스럽다. 이것이 과연 사진일까. 첫 느낌은 회화에 가깝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수많은 이미지의 결합이다. 현실과 상상의 이미지가 교차하고 있는 그의 작품들은 신비로운 꿈 같다. 음울한 듯 유머가 있고, 예스러운 듯하지만 시간을 가늠하기 힘들다.

그가 사용하는 주요 도구는 카메라가 아니라 컴퓨터와 포토샵 프로그램, 그리고 스캐너다. 온라인 유통업체 이베이에서 사 모은 이미지들을 덧붙이고 지워나가고 결합한다.

무표정한 인물들은 19세기 사진 속에서 가져오고, 토끼, 새, 물고기 등 동물들은 플라스틱 장난감을 부분부분 스캔하고 조합해 만들어낸다. 그가 쓰는 카메라는 흔히 '똑딱이'라 부르는 소형 디지털 카메라가 전부다. 그것도 배경 이미지를 위해 잠시 사용하는 정도다.

서울 삼성동 인터알리아 아트컴퍼니에서 열리고 있는 개인전을 위해 내한한 작가는 스스로의 작업을 어떻게 규정하느냐는 질문에 "사람들은 모든 걸 카테고리화 하기를 원하지만 나는 분류에는 신경쓰지 않는다. 굳이 말하라면 디지털 아트 정도가 되지 않을까. 여러 사운드를 샘플링해 만드는 일렉트로닉 음악과 비슷하다"고 답했다.

이번 전시에는 루이스 캐럴의 동화에서 소재를 얻은 신작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시리즈 45점과 '꿈의 풍경' 시리즈 등 80여 점이 걸렸다. "평소에는 직접 꾼 꿈을 이미지로 만드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제 꿈 속 세계처럼 기괴하면서도 재미있는 퍼즐 같은 작품이죠. 이번 시리즈에는 캐럴이 찍은 인물 사진들도 사용했습니다. 그는 뛰어난 사진 작가이기도 했거든요."

테일러의 남편은 합성 사진의 대가 제리 율스만(74). 이들은 스승과 제자로 만나 결혼했다. 암실에서 전통적 인화 방식으로 작업하는 율스만은 "10년 전만해도 아내의 작업은 사진의 영역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이제는 내가 멸종된 공룡 같은 존재가 돼버렸다. 전통적인 방식은 지난 시대의 유물로 남을 것 같다"고 말했다. 전시는 10월 24일까지. (02) 3479-0114

김지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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