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연애를 걸다."
청년문화와 상업주의의 접점, 홍대 앞이 이번에는 책을 두고 소통한다. 제4회 서울와우북페스티벌(26~28일)에서는 74개 출판사가 참여, 최소한 10% 싼 가격으로 책을 판다.
주차장거리 일대, 갤러리, 복합문화공간은 물론 카페와 클럽까지 즉석 서점으로 변하는 거리의 책 잔치는 이번에 특별한 자리를 마련했다. 지난 7월 타계한 소설가 이청준을 불러 낸다. 카페, 헤어숍, 라이브클럽 등 소비ㆍ향락자본의 십자포화를 뚫고 솟아오른 대가의 문자향이 여전히 유효함을 입증한다.
종종 열리는 출판기념회나 도서전과 달리, 이 행사는 현재와 긴밀히 교감하는 방식으로 깊은 인상을 심어왔다. 저자와의 대화, 콘서트, 설치미술, 체험 등 50여 가지에 달하는 갖가지 행사들은 여전히 디지털 문화에 대한 반격의 거점으로서의 책의 의미를 새삼 돌아보게 한다.
'홍대 앞'이란 말이 향락과 상업주의의 동의어로 인식돼 가던 2005년 9월 첫 발을 뗀 이 행사는 책이라는 낡은 매체를 통한 문화혁명이 가능함을 보여주었다. 생활과 책의 밀접함을 강조한 제1회 '거리로 나온 책', 소통 매체로서의 책을 강조한 2회 '책, 세상을 보다', 즐거운 도구로서의 책을 강조한 '난 지적(知的)으로 논다' 등 지금껏 3차례 펼쳐온 행사는 줄잡아 모두 30여만명의 시민들을 밤늦게까지 붙든 것으로 보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와 마포구의 후원을 받는 이 행사는 무료다. 구경꾼들이 닦달하면 밤 9시까지도 가능한, 완전 가족용 행사다.
장병욱 기자 a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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