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량이지만 커피크림에서도 멜라민이 검출됨에 따라 과자에서 시작된 멜라민 파문이 식품 전반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유제품을 원료로 하는 식품 전체가 멜라민 위험권에 들어간 형국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검사를 진행중인 품목은 총 428개. 식약청은 중국산 분유와 우유, 유당성분, 유청분말 등이 사용된 모든 제품을 검사하고 있다.
17일부터 검사에 착수한 식약청이 멜라민 함유를 확인한 품목은 해태제과의 '미사랑카스타드'와 ㈜제이앤제이인터내셔널이 수입한 '밀크러스트' 등 과자류 2종과 ㈜유창에프씨가 수입한 '베지터블 크림 파우더F25' 등 커피크림 1종이다.
그러나 식약청은 26일 현재 검사대상 총 428개 품목의 30% 정도인 124개에 대해서만 검사를 마쳤을 뿐이다. 나머지 304개 품목에 대한 검사가 한창 진행중이어서 멜라민이 포함된 식품이 추가로 나올 가능성은 매우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특히 과자나 커피 크림 외에도 빵 초콜릿 빙과류 등도 유제품을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이런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실정이다. 실제 최근 대만의 경우 중국의 불량분유 파문을 몰고 온 '싼루그룹'의 분말형 유제품으로 만든 식빵과 캔커피 등이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알려져 당국이 조사에 나섰다. 또한 유제품은 용기면, 육개장, 만두류, 즉석국, 오징어채 등에도 사용된다. 사실상 슈퍼마켓에서 살 수 있는 대부분의 식가공품이 멜라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문제는 이들 유제품을 사용하는 식품의 경우 유제품 사용량이 미량인 경우에는 원산지 표시 의무도 없어 소비자들이 중국산 분유 함유여부를 확인할 길이 없다는 사실이다. 주요 성분이 아닌 이상 원산지를 표시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더욱이 중국 이외의 다른 나라에서 중국산 유제품을 원료로 만든 식품을 한국업체가 수입하더라도 수입 신고서상 주요 성분에 중국산으로 표기가 돼 있지 않는 한 막기란 불가능하다.
한편 26일 멜라민이 검출된 해태제과 '미사랑카스타드'는 전날 멜라민이 검출된 제품과는 제조일자만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적합판정을 받은 품목이라고 해도 완전히 안전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점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식약청은 현재 검사가 진행중인 품목에 대해서는 검사 완료까지 유통ㆍ판매를 일시적으로 금지하며, 적합 판정을 받은 품목에 대한 유통은 허용하고 있다. 그러나 적합 판정을 받았지만 제조일자와 유통기간이 다른 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될 가능성은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
유병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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