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 정권이 출범한 뒤부터 '내셔널리즘'이라는 표현은 일본 정치를 수식하는 관용어처럼 됐다. 그러나 개번 매코맥(71ㆍ사진) 호주국립대 명예교수는 "이 시기부터 일본이 완전한 종속국가(client state)가 됐다"고 단정한다.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이미지로 고이즈미를 기억하는 한국인에겐 어리둥절한 얘기다. 매코맥의 관점을 세밀하게 풀어 쓴 책 <종속국가 일본> (창비 발행)이 한글로 번역돼 나왔다. 종속국가>
한글판 출간에 맞춰 방한한 매코맥 교수는 24일 기자회견을 갖고 "일본은 미국의 세계전략에 편승해 지역패권을 노리고 있는데, 미국의 요구에 따라 헌법을 개정해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신자유주의적 '개혁'으로 미국 자본의 일본 진출을 용이하게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천황에 대한 충성심을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교육기본법 개정 등 겉으로만 내셔널리즘의 특징을 띠는데, 그것은 레토릭(수사)일 뿐이며 본질은 대미의존도 강화를 통한 종속화"라는 것이다.
그는 일본의 종속정책이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악화되는 일본과 미국의 경제상황, 중국의 부상으로 인한 미국의 동아시아 전략 변화 등이 근거다. 그는 "종속화의 귀결은 결국 쇠락하는 일본"이라고 결론짓는다. 그의 책은 심화되는 종속화의 징후들과 함께 종속화의 약한 고리인 오키나와, 핵정책 문제 등을 심도있게 다룬다.
매코맥 교수는 대미 의존성을 높이고 뒤늦게 '고이즈미 식 개혁'을 좇아가는 한국의 이명박 정부에 대해서도 "성공적이지 못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과거 일본이 의존하던 시기에 비해 미국은 쇠퇴기에 있는데, 이런 나라에 일방적으로 의존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 그의 말이다.
유상호 기자 sh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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