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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공포 확산… 지구촌 "中식품 못믿겠다" 수입금지·리콜 줄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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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공포 확산… 지구촌 "中식품 못믿겠다" 수입금지·리콜 줄이어

입력
2008.09.2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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멜라민 식품 공포로 세계가 떨고 있다. 세계 각국이 서둘러 중국산 유제품의 수입 및 판매 금지 조치를 취하고 있지만 중국산 캔디에서, 주문자상표부착(OEM) 방식으로 중국에서 생산된 과자에서까지 멜라민이 검출되자 공포가 더욱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24일까지 중국산 분유 혹은 우유의 수입을 금지한 나라가 12개국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일본 등 중국과 인접한 아시아 국가와, 아프리카의 브룬디, 케냐, 가봉 등이다.

이들 국가의 수입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25일 뉴질랜드 등으로 수출된 '화이트 래빗 크리미 캔디'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자 사태는 더욱 확대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뉴질랜드 정부가 "캔디에는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정도의 멜라민이 함유돼 있다"며 소비자를 경악케 하자 영국의 슈퍼마켓 체인 테스코는 진열대에서 이 제품을 치워버렸다.

캐나다도 '미스터 브라운'이라는 인스턴트 커피에 중국산 유제품이 들어갔을 가능성이 제기돼 제품 회수 조치를 내렸고 콜롬비아는 중국산 유제품은 물론 중국산 유제품이 첨가된 모든 식품의 수입을 금지하는 강경 조치를 취했다. 말레이시아는 중국산 분유 및 우유의 수입과 유제품 첨가 제품 일부의 수입을 금지한데 이어 과일, 어류 통조림 등 다른 중국산 제품의 검사를 강화하는 강경조치를 도입했다. 네덜란드와 프랑스도 중국산 식품의 검사 강화를 검토 중이어서 식품 공포가 유럽으로도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중국산 유제품과 식품 원료를 대량 수입해온 대만의 움직임도 주의 깊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 대만 정부는 중국산 유제품은 물론 중국산 대두 프로틴 등 식물성 단백질 함유 식품 160개를 판매대에서 치웠다. 유제품 뿐 아니라 중국에서 들여온 식물성 단백질 식품에도 멜라민이 함유됐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중국산 식품 전체로 불신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각국 정부의 긴박한 움직임 속에서 거대 다국적 식품회사도 이번 사태의 파장을 주시하고 있다. 세계적인 과자제조업체도 중국산 유제품을 썼다는 소문이 나돌자 크래프츠, 마스 등은 성명을 내고 "우리는 중국산 유제품을 첨가하지 않았다"며 소문을 진화하느라 진땀을 흘리고 있다.

사태의 진원지인 중국은 난감하기만 하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화이트 래빗 크리미 캔디에 멜라민이 첨가된 사실이 확인되자 중국 정부는 실제 함유량이 얼마나 되는지를 가리는 조사에 착수했다. AP통신은 중국 정부가 상하이(上海), 하이난(海南)도 등의 매장에 있던 사탕을 회수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실 중국 정부는 우유와 분유에만 집중했던 터라 유제품 첨가 식품의 멜라민 포함 여부는 미처 확인하지 못했다. 따라서 유제품 첨가 식품에 대한 정밀 조사가 이뤄지고 그 결과가 공개될 경우 더 큰 파장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낸시 노드 미국 소비재 안전위원회 위원장은 "멜라민 사태는 식품 공장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적극적으로 감시하고 알아야 한다는 당위성을 강화시켜준다"며 "식품 제조 공정의 확실한 관리만이 사태의 재발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이영섭 특파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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