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중국發 먹을거리 공포 일파만파/ "찬물만 닿아도 녹는다" 멜라민 괴담까지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중국發 먹을거리 공포 일파만파/ "찬물만 닿아도 녹는다" 멜라민 괴담까지

입력
2008.09.26 07:14
0 0

"유명 제과업체 과자까지 문제라니 도대체 뭘 믿고 먹을 수 있나."

해태제과 '미사랑 카스타드' 등 수입과자 2종에서 멜라민이 검출되면서 중국발 '멜라민 공포'가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중국에서 제조됐거나 중국산 원료가 사용된 가공식품 전반에 대한 불신과 불안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는 것. 특히 멜라민의 유해성을 지나치게 과장한 '멜라민 괴담'까지 나돌면서 시민들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 먹거리 전반 불신 확산

25일 오전 11시 서울 양천구의 한 대형마트 매장. 평소 같으면 주부들이 많이 찾았을 과자류와 유제품 코너가 한산했다. 가끔 한 두 명씩 과자류 코너를 찾은 이들도 고른 물건을 선뜻 카트에 담지 못하고 제조국가와 성분표시 등을 꼼꼼히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일부는 그래도 안심이 되지 않는 듯 매장 직원에게 제품의 성분과 안정성에 대해 꼬치꼬치 묻기도 했다.

서울 서초구의 다른 대형마트 관계자도 "문제가 된 제품 뿐 아니라 중국산 제품 전반에 대한 불신이 커 걱정이다"고 말했다.

젖먹이 아기를 둔 주부들의 불안감이 특히 컸다. 10개월 된 아이에게 모유를 먹이다 얼마 전 분유로 바꿨다는 주부 김모(33ㆍ양천구 신월동)씨는 "신장결석이 생길 수 있다니 아이를 병원에 데려가봐야겠다"고 말했다.

56만여명의 회원을 둔 인터넷 카페 '맘스홀릭 베이비'에는 분유 대체품에 대한 문의 글이 쇄도했다. 한 가입자는 "젖을 먹이지 못한 내가 원망스럽다"고 한탄했다.

소비자들이 극도의 불안을 느끼는 것은 중국산 원료가 쓰이지 않은 식품을 찾기 어렵기 때문. 회사원 박지현(28)씨는 "대만에서 문제가 된 중국산 커피크림이 국내에도 수입됐다는데 매일 회사에서 마시는 일회용 커피믹스는 괜찮은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 정부ㆍ업계 늑장대응에 분통

시민들은 멜라민 파문으로 전세계가 들썩이고 있는데도 서둘러 관련 제품의 수거검사나 수입금지 조치를 하지 않은 정부 당국의 안이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렸다. 회사원 김영근(36)씨는 "식품의약품안정청이나 정부가 국민의 건강에 관심이 있기나 한 건지 의심스럽다"면서 "검역체계가 이렇게 허술한데 다른 제품이라고 안심하고 먹을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중국 현지 공장에 상주 직원을 한 명도 두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 제과업체에 대해서도 비난이 쏟아졌다. 한 네티즌은 "어떻게 아이들이 먹는 과자를 이런 식으로 만들 수 있느냐"면서 "소비자 안전은 뒷전이고 이윤만 챙기면 된다는 말인가"라고 분개했다.

■ 괴담까지 등장 불안감 부채질

인터넷에서는 멜라민의 유해성에 대해 확인되지 않은 각종 '설(說)'이 난무했다. 일각에서는 '멜라민으로 만든 주방용품은 뜨거운 국물은 물론 찬물에서도 녹아내린다'거나 '가축 사료도 대부분 중국에서 들여올 테니 닭고기나 돼지고기도 먹어서는 안된다'는 등의 '괴담'까지 떠돌아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한층 가중시키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조심은 해야겠지만 과도한 공포심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김성훈 건국대 교수(화학과)는 "멜라민 수지 그릇에는 멜라민 함유량이 매우 적어 녹아 나온다 해도 건강에 위험한 정도는 아니다"며 "자장면 그릇도 멜라민 수지로 만들었는데 수 십년 간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농식품부 관계자도 "최근 양어용 사료 원료인 오징어분말에서 멜라민이 검출됐지만 이 사료를 먹인 물고기에서는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았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