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만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그 만큼 짜릿했다. 한화를 9-6으로 꺾고 4강을 확정 지었던 지난 16일,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과 선수들은 마치 우승이라도 한 것처럼 샴페인을 퍼부으며 마음껏 기쁨을 만끽했다.
이후 8일 동안 롯데는 6번의 경기에서 연달아 패했다. 25일 삼성과의 대구 방문경기를 앞둔 로이스터 감독의 표정은 결코 밝을 수 없었다. "어제는 실책으로 5점을 내줬다. 그런 경기는 생전 단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말하는 로이스터 감독의 목소리에는 깊은 한숨이 가득했다.
감독의 한숨을 애써 외면하고 송승준은 마운드에 올랐다. 연패를 끊어야 한다는 부담감이 지나쳤을까. 첫 타자 박한이에게 중전 안타를, 4번 박석민에게는 볼넷을 허용했다. 그러나 2사 1ㆍ2루 위기에서 5번 최형우를 만난 송승준은 6구째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무사히 첫 이닝을 넘겼다.
이후 송승준은 거침없는 호투를 이어가며 6연패에 빠진 로이스터 감독의 근심을 덜어줬다. 송승준은 6회 무사 1ㆍ2루에서 마운드를 배장호에게 넘길 때까지 삼성 타선에 단 3안타만을 허용하며 팀의 근소한 리드를 굳게 지켰다.
배장호가 김창희에게 1타점 중전 적시타를 내줘 송승준의 실점으로 기록됐지만 로이스터 감독의 기대치를 충분히 메우고도 남는 호투였다.
롯데는 송승준의 호투를 발판 삼아 삼성을 4-1로 꺾고 지긋지긋한 6연패에서 벗어났다. 66승(54패)째를 거둔 롯데는 히어로즈에 패한 2위 두산과의 승차를 2경기로 좁히며 플레이오프 직행에 대한 희망을 이어갔다.
2번타자 이인구는 4타수 3안타(2루타 2개)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하며 타선의 선봉장 역할을 했고 마무리 코르테스는 9회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세이브를 추가했다.
한편 SK는 인천 LG전서 9회말 1사 2루에서 터진 모창민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4-3으로 이겼다. LG 서동욱은 6회초 좌타석에서 2점 홈런, 9회초 우타석에서 1점 홈런을 기록, 프로 통산 3번째 한 경기 양 타석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잠실에서는 히어로즈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두산을 5-2로 꺾었다.
대구=허재원 기자 hooah@hk.co.kr 양준호기자 pir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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