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판 끝나고 나서 소주나 한 잔 할까?"
서울시의회 의장 선거를 앞두고 김귀환(구속기소) 의장에게서 돈봉투를 받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서울시의회 의원 28명에 대한 공판이 열린 25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법정 앞. 이들 가운데 일부가 잘못을 반성하기는커녕 재판 후 '뒷풀이'를 제안하는 등 법정 앞에서 부적절한 농담을 주고받아 빈축을 샀다.
형사합의21부(부장 이광만) 심리로 열린 이날 공판에 출석한 시의원들은 오전 공판에서는 자숙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오후 재판이 재개되기 전 법정 앞에서 대기하던 이들의 '본 모습'은 딴판이었다.
일행 중 한 명이 피고인석이 부족해 방청석에 앉아야 하는 상황에 대해 "의자 좀 (많이) 갖다 놓지"라고 투덜대자 다른 동료 의원은 "시에서 예산 지원해 준다고 해"라고 맞받았다.
이들이 김 의장에게 받은 액수인 100만원에 대한 농담도 거리낌없이 주고 받았다. 한 의원이 피고인 아닌 일행에게 "내 자리(피고인석)에 대신 앉아 볼래"라고 장난스럽게 말하자 "그러면 100만원 줘"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또 다른 의원은 "100만원 받아놓고 (재판 받느라) 택시비 쓰고 식사까지 하고 나면…"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한마디로'남는 게 없다'는 얘기다.
또 오전 공판에서 김 의장이 "누군가의 제보로 수사가 시작됐다"고 진술한 것을 염두에 둔 듯 "거짓제보 방지 특별위원회를 만들자" "특위를 만들어 세미나 가자"는 등의 우스갯소리도 나왔다.
한편 이날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한 김 의장은 "돈을 줄 대상을 어떻게 선정했냐"는 검찰의 질문에 "시간이 충분했다면 당시 한나라당 소속 시의원 102명 전원에게 돈을 줬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김정우 기자 wookim@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