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발표한 ‘2009년 국세 세입예산안 및 중기 국세 수입 전망’에는 눈에 띄는 숫자가 하나 있다. MB정부 임기 마지막해인 2012년 성장률 전망치로 내놓은 ‘6.8%’란 수치다. 임기 첫해인 올해는 4.7% 성장률로 출발하지만, 내년 5.0%, 2010년 5.4%, 2011년 6.0%로 점점 가파른 상승곡선을 타고 결국 2012년에는 대선 핵심공약으로 내건 ‘7% 성장’에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 이런 황당한 경제전망도 다 있을까. 지나가는 소도 웃을 일이다. 두 가지 점에서 그렇다.
우선 정부 전망대로라면 경기는 5년 임기 내내 상승국면만 지속된다. 경기사이클이 갈수록 빨라지는 요즘 추세로 볼 때, 5년이면 상승과 하강이 두어 차례는 반복될 수도 있을 텐데, 정부는 오로지 확장국면만 올 것이라고 얘기하고 있다. 세계의 석학들이 한결같이 경기침체 도래를 예상하고 있는데, 강만수 경제팀은 도대체 무슨 ‘마법의 손’을 가졌길래 해를 거듭할수록 더욱 더 호황이 되는 경제를 만들겠다는 것인지.
둘째, 또다시 도진 ‘747(7% 경제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 7대강국) 집착증’이다. 임기 마지막 해 성장률을 6.8%로 상정했다는 것은, 끝까지 747 공약을 움켜쥐겠다는 발상,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우리경제 규모나 여건으로 볼 때 7% 성장이 불가능하다는 것은 이미 결론 난 사안. 많은 학자들이 “747 부담을 빨리 버릴수록 경제에 좋다”고 정부에 권하는데도, 강만수 장관의 기획재정부는 7%성장의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 행여 그러는 것이 대통령에 대한 충성이라고 생각이라도 하는 것일까.
747의 족쇄를 벗지 못하는 정부가 안타깝고 안쓰럽다. 이럴수록 정부만 우스워진다.
문향란 경제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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