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금융학계의 원로인 박윤식(68ㆍ사진) 조지워싱턴대 교수가 한국의 투자은행(IB) 육성 전략을 재고하고, 대신 유럽식 '유니버설 뱅크(Universal bank)' 모델을 연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25일 금융감독원 직원대상 강연에서 "미국식 IB를 지향하는 한국판 골드만삭스나 한국판 메릴린치 육성 전략은 이제 재평가해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와 금융업계에선 지금부터 상업은행과 투자은행, 보험업이 결합한 유니버설뱅크 모델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한국의 통합 금융감독체계는 분산된 미국 시스템보다는 훨씬 발전된 형태지만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가 왜 분리돼 있어야 하는지 분명치 않다"며 "두 기관이 별도로 존재함에 따라 한국 금융산업의 규제비용이 커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융위기의 근원으로 ▦서브 프라임 모기지 관련 과도한 증권화 ▦62조 달러로 추산되는 신용파생상품의 남용 ▦미국 투자은행의 높은 레버리지(차입 투자) ▦업종별, 지역별로 분산된 미국 감독기구의 실패 등을 꼽았다. 이어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현재 30배 수준인 투자은행의 레버리지 비율을 상업은행의 10배 수준으로 낮출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박 교수는 세계은행(IBRD) 선임연구원을 거쳐 아시아개발은행, 미국 중앙은행 등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했고 현재 조지워싱턴대 국제금융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최진주 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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