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가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법질서 확립방안'을 내놓았다. 법과 제도의 신뢰도를 평가한 사회적 자본의 크기가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국 평균의 3분의 1에 불과한 현실을 개선, 이른바 국가브랜드 가치 향상과 외국인 투자확대 등을 꾀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사회지도층 비리 근절과 집회ㆍ시위 문화 선진화에 역점을 둔 엄정한 법 집행, 사회적 약자보호 확대 및 기업 활동여건 개선을 위한 법령 선진화 등 구체적 방안을 제시했다.
언뜻 시의적절한 노력으로 볼 만하다. '경제 살리기'를 표방하고서도 촛불시위 등에 발목이 잡혀 방황해온 정부로서는 최우선 국정과제에 전념할 수 있는 여건 조성이 절실하다. 그러나 개별 방안에 공감하면서도 어딘지 낡은 곡조를 듣는 느낌이다. 법질서 확립은 늘 중요하지만, 지금 그걸 앞세워 국정 전반에 대한 국민의 신뢰와 지지를 얻는 데 얼마나 도움될지 걱정스럽다.
법 집행에 대한 신뢰 부족을 심각하게 여긴 것은 옳다. 따라서 공직자 등 사회지도층 비리 엄단을 맨 앞에 내세운 것은 자연스럽다. 국세청, 금감원에 국정원과 기무사까지 참여하는 합동수사 팀을 만들고, 뇌물액수의 5배까지 벌금형을 규정하는 것도 바람직하다. 설령 종부세 완화 등과 관련해 "부자들만을 위한다"는 비판을 누그러뜨리기 위한 것이라도 나무랄 일은 아니다. 이래도 욕하고, 저래도 비판하는 것은 정파적 시비일 뿐이다.
문제는 국민이 인식하기에 법질서 확립과 '경제 살리기'가 곧장 연결되지 않는 데 있다. 사회적 쟁점을 벗어나 '반정부'에 치우친 불법 시위나 파업에 싫증 내는 국민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불법 책임을 엄하게 추궁하면서도, '평화시위구역' 설정 등 갈등해소 노력이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자칫 정책 잘못을 반성하기보다 법질서 문란을 탓하는 것으로 비칠 수 있다.
정부는 올바른 '경제 살리기' 정책에 힘을 쏟아야 한다. 비리 사정과 법질서 확립은 조용히 실질적 성과를 내놓는 게 신뢰 회복에 도움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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