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논객인 진중권 중앙대 겸임교수가 24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두 번째 '민주정책포럼'에서 민주당이 나아가야 할 방향은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라며 이념상 좌로 한 클릭 옮길 것을 주문했다.
비록 민주당의 변화를 위해 '쓴소리'도 듣겠다고 자처한 자리였지만 진 교수의 처방에 대해선 고개를 갸우뚱하는 의원들이 적지 않았다.
진 교수는 "진보신당의 홍보대사로 있는 나와 민주당의 시각이 많이 다르기 때문에 내 제안이 받아들여질지 걱정"이라고 운을 뗀 뒤 민주당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해 나갔다.
그는 먼저 "민주당은 좌측 깜빡이를 켜고 우회전을 했다"는 노회찬 전 의원을 말을 인용하면서 당의 정체성 문제부터 거론했다.
그는 지난 10년 간 빈부격차가 벌어져 살기 어려운 국민들이 민주당의 애매한 경제 노선보다 한나라당의 적나라한 신자유주의를 선택했다고 전제한 뒤 "서민과 중산층의 정당을 표방하는 민주당이 새로운 경제발전 모델을 제시하지 않으면 한나라당에 가려지는 신세를 벗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진 교수는 그러면서 "민주당은 미국식 신자유주의의 끝자락을 잡을 것이 아니라 유럽식 사회민주주의로 나아가야 한다"고 처방을 내렸다.
진 교수는 전 정권의 '탈 호남' 전략에 대해서는 결과적으로 실패했으나 좋은 시도였다고 평하면서도 "그러나 흩어진 지지층을 되찾기 위해 지역정당 회귀를 꾀한다면 과거의 틀에 자신을 매어놓는 가망 없는 길"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의원 개개인의 활동이 미약해 대중의 뇌리에 이름이 남은 민주당 의원이 얼마 없다""정책적으로는 야성이 없다" 등의 쓴소리도 쏟아냈다.
진 교수의 진단에는 공감하나 처방에는 동의할 수 없다는 게 민주당 의원의 대체적인 반응이었다. 박주선 최고위원은 "김 전 대통령의 경제 슬로건은 민주주의와 시장주의였는데 그 것을 좌파성향의 변질이라고 규정짓는 것은 무리"라고 반박했고, 이강래 의원은 "대중정당으로서 이념에 함몰되면 국민의 뜻을 다 담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오제세 의원은 "진 교수의 의견에 100% 공감하지만 한국 사회에 냉전시대가 낳은 고정적 보수층이 있다는 것도 생각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실희 기자 tru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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