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궁 중 경기 수원 화성(華城) 행궁(行宮)에 유일하게 광장이 있는 이유를 아세요?'
수원시가 세계문화유산인 화성행궁 신풍루 앞 광장 조성사업을 다음달 완료한다. 조선시대 왕궁, 행궁(임금이 통치력 확보를 위해 왕궁 밖에 마련한 별궁)을 통틀어 광장이 조성된 곳은 화성 행궁이 유일하다.
수원시는 658억9,000여만원을 들여 지난 5월 착공한 화성행궁 광장(2만2,331㎡) 조성사업을 10월8일 완공한다고 24일 밝혔다.
광장에는 길이 130m 폭 15m 내외의 어도(御道)가 마련되며, 봉수당진찬도(어머니 혜경궁 홍씨의 회갑연 모습) 낙성연도(낙성연을 베푼 모습) 신풍루사미도(백성에게 쌀을 나눠주던 모습) 등이 바닥에 새겨진다.
화성행궁에 유일하게 대규모 광장이 조성된 것은 수원시가 해마다 급증하는 관광객을 수용하기 위해 문화재청에 광장 조성의 특별 허가를 요청했기 때문이다.
수원시 김용서 시장은 "세계문화유산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이 급증하는데 성곽만 보여줘서는 승산이 없어 무예24기 등 전통공연에 필요한 광장을 요구했다"고 말했다. 당시 김 시장은 문화재위원을 개별적으로 찾아 다니며 광장 조성의 필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화재청은 국내 왕궁, 행궁에 광장 문화가 없다는 점을 들어 광장 조성에 반대했으나 수원시의 강력한 요청을 받아들여 조성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이곳 광장 행사를 관람한 내외국인 순수 관광객은 2007년 90만명, 올해 1∼8월 벌써 83만명을 넘어서고 있다. 시는 화성 복원사업과 숭례문 화재로 문화재에 대한 관심 증대가 관광객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외국 관광객들은 전통복장 차림으로 무예도보통지의 무예 24기 등을 재연하는 모습을 격찬하고 있다.
일본인 관광객 다카하시 미츠오(43)씨는 "성곽은 오히려 일본 것에 비해 왜소해 보였는데 무예나 줄타기 공연 등 역동적인 모습을 보면서 다시 생각하게 됐다"며 "과거와 현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것 같아 깊은 감명을 받았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광장 복원을 계기로 화성행궁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시는 10월 6ㆍ25전쟁 때 소실된 화성의 상징 종각을 복원해 화성문화제 때 타종함으로써 제2의 도약을 선언할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2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들여 화성 복원에 나선 결과 화성과 화성성역의궤 등 동일사안에 2개의 세계문화유산 등재라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면서 "앞으로 기존 정조능행차, 무예24기, 혜경궁홍씨 회갑연 등 외에 추가로 다양한 소프트 웨어 개발에 힘써 이 곳을 국내 대표적 관광지로 가꾸겠다"고 말했다.
수원시는 10월8∼12일 화성행궁 일대에서 제45회 화성문화제를 개최한다.
이범구 기자 gogu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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