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프 알리 자르다리 파키스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했지만 원칙적인 대화만 주고받아 미군의 잇따른 월경(越境)에서 비롯된 양국의 갈등이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부시 대통령은 23일 유엔총회 참석차 미국을 방문한 자르다리 대통령과 첫 정상회담에서 "파키스탄의 주권과 영토 통합성을 존중하겠다"는 종전 입장을 반복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배석한 셰리 레만 파키스탄 정보부 장관은 자르다리 대통령이 이에 감사의 뜻을 표하고 양국의 공고한 관계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파키스탄에서는 실망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정부 당국자들은 파키스탄 현지 언론 더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양국관계의 급속한 냉각을 막은 점 외에 다른 의미를 찾을 수 없다"고 털어놓았다.
정상회담이 열리는 와중에도 파키스탄군이 국경을 넘은 미군의 무인정찰기를 격추하는 등 긴장은 이어졌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레임덕에 돌입한 부시 대통령과 실질적인 해결점을 찾기보다는 차기 대권 후보와의 의견조율에 이번 순방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자르다리 대통령은 이번 순방에서 버락 오바마, 조지프 바이든 민주당 정ㆍ부통령 후보와 각각 전화회담을 가지고, 세라 페일린 공화당 부통령 후보와는 직접 만난다.
민주당 출신이 백악관에 입성하면 테러와의 공조에 있어 파키스탄은 더 큰 압박을 받는다. 오바마 후보는 이라크 전쟁에는 반대하지만 아프가니스탄, 파키스탄에서의 테러와의 전쟁은 찬성하고 있다. 오바마 후보는 최근 폭스뉴스에 출연해 테러리스트 색출을 위해 파키스탄도 침공할 계획이냐는 질문을 받고는 "미 정부는 무샤라프 전 대통령에게 100억 달러를 지원했지만 파키스탄 북부 산악지대의 알 카에다를 소탕하지 못했다"며 당선되면 지상군을 파견해서라도 테러 조직을 말살하겠다는 의지를 천명했다.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는 파키스탄 정책에 있어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하지만 당선 시 의회 다수당인 민주당의 반대로 테러와의 전쟁 수행을 위한 예산 지원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이 크다고 더뉴스는 분석했다.
최지향 기자 jhchoi@hk.co.kr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