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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생리결석제' 끊이지 않는 진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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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생리결석제' 끊이지 않는 진통

입력
2008.09.25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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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의 모성보호 등을 위해 꼭 필요하다." "악용 소지가 있고 남성 역차별이다."

생리통으로 인한 결석을 출석으로 인정해주는 '생리 공결(公缺)' 제도를 둘러싸고 대학가에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생리공결제는 여학생이 생리통으로 수업에 참여할 수 없을 경우 교내 보건소의 확인서를 받아 제출하면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공결'로 처리해주는 제도다. 학교마다 규정이 조금씩 다르지만, 대개 한 학기(시험기간 제외)에 4~5회, 회당 연속 2일까지 사용할 수 있다.

교육부가 2006년 3월부터 전국 초ㆍ중ㆍ고교에서 이 제도를 시행한 이후 대학가에도 확산됐는데, 현재 서울시내 주요 대학 가운데 고려대, 연세대, 중앙대, 한양대 등이 시행하고 있다.

그러나 도입 당시부터 일었던 찬반 논란이 여전하다. 반대하는 학생들은 악용 가능성과 남학생에 대한 역차별을 이유로 든다.

장모(22ㆍ연세대)씨는 "술을 마시고 아침 수업에 빠지고는 생리공결을 신청한 여학생들이 주위에 서너 명 있다"면서 "남학생들에게 상대적으로 피해가 된다"고 말했다. 김모(21ㆍ이화여대)씨는 "생리통은 개인차가 있지만 남용될 가능성이 있어 시행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찬성측은 겪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는 여성들만의 고통에 대한 사회적 보호장치로 이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박지현(23ㆍ여ㆍ연세대)씨는 "생리 때면 배가 아픈 것은 물론 어지러워서 수업을 받기 힘들다"면서 "역차별이 아니라 여성의 신체적 특성을 감안한 제도"라고 말했다.

이범석(27ㆍ중앙대)씨는 "요즘처럼 경쟁이 치열한 때에 놀기 위해 생리결석을 하는 학생이 어디 있느냐"며 "악용 우려가 있더라도 시행을 하지 않는 것보다 합리적 운영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찬반 논란과 일부 악용 사례에 따른 잡음이 끊이지 않자 새로 생리공결제를 도입하려다 포기하거나 유보하는 대학들이 적지 않다.

지난해 1학기부터 생리공결제를 시범 운영했던 서강대는 지난달 말 교학위원회를 열어 폐지를 결정했다. 실제 여학생들의 사용 행태를 분석한 결과, 악용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권형순 학생문화처 부장은 "생리공결이라면 생리 주기에 따라 일정하게 반복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았고 연휴를 전후해 집중되는 등 정상적인 생리공결로 볼 수 없는 사례가 다수 있었다"고 밝혔다.

서울대도 총학생회 차원에서 학생들간 이견이 조율되지 않아 도입을 미뤘고, 이화여대, 성균관대도 논란이 있는 제도를 시행할 수 없다는 이유로 유보했다.

허정헌 기자 xscope@hk.co.kr황성규 인턴기자(고려대 언론학부 4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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