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1년 역사를 가진 한국 최초의 영화관 ㈜단성사가 부도처리됐다. 24일 금융계에 따르면 ㈜단성사는 23일 들어온 15억원의 당좌를 결제하지 못해 최종 부도처리됐다. 뒤늦게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변신을 꾀하다 자금난을 이기지 못한 결과다.
부도가 난 ㈜단성사는 영화관 건물의 소유주로, 극장은 ㈜씨너스가 임대해 '씨너스 단성사'라는 이름으로 운영되고 있다. 건물주는 바뀔 운명이지만 영화관의 입지조건이나 상징성을 감안하면 단성사의 간판은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씨너스 관계자는 "올 5월 씨너스가 임대 운영한 이후로는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 늘어나는 등 극장 경영은 아무 문제가 없다"며 "차후 건물이 매각되면 새로운 건물주와 계약을 체결해 단성사에서 영화 상영은 계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1907년에 설립된 단성사는 한국에서 제작된 첫 영화 '의리적(義理的) 구토(仇討)'(1919년)를 비롯해 '역도산'(1965년) '겨울여자'(1977년) '장군의 아들'(1990년) '서편제'(1993년) 등 최고 흥행 영화를 개봉해 온 한국 영화의 요람이었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단성사 앞에 늘어선 관객 줄의 길이로 흥행을 점쳤다는 영화 중심가였다. 그러나 1990년대 중후반부터 서울 각지에 들어선 멀티플렉스 영화관에 밀려 관객의 발길은 뜸해지기 시작했다.
단성사도 2001년 재건축에 착수, 2005년 총 10개관 1,800여석의 멀티플렉스 영화관으로 재개관했다. 그러나 무리한 재건축에 따른 자금 압박으로 필름 수급조차 어려운 심각한 경영난에 빠졌고 지난해 110억원의 손실을 기록하는 등 2년째 자본잠식 상태가 이어졌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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