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출시 35년 된 롯데삼강의 빙과제품 '빠삐코'는 올해 이렇다 할 광고 없이도 매출이 40%나 늘었다. 1983년 처음 방송을 탄 CF송을 영화 <좋은 놈, 나쁜 이상한 놈> 의 배경음악(OST)에 절묘하게 결합시킨 '빠삐놈' 동영상이 누리꾼들 사이에 엄청난 인기를 끌면서 김주하 앵커가 등장하는 '빠삐데스크', 영화 <매트릭스> 의 포스터와 결합시킨 '빠삐릭스' 등으로 확대 재생산돼 제품 인지도가 급상승한 결과다. 매트릭스> 좋은>
#. 베이징올림픽 기간 중 전 국민을 포복절도 하게 했던 인터넷 댓글 중 한토막. '축구장에 물 채워라 태환이 수영하게'. 축구대표팀 경기에 화난 네티즌이 올린 글이었지만, 비슷한 댓글이 꼬리를 물면서 누리꾼의 재담 경연으로 확대됐다. '축구장에 물채워라 우리 미란이 목욕하게, 겨울에는 얼려라 연아 스케이트 타게….'
인터넷 시대의 소비자는 디지털 스토리텔러, 즉 '디지털 호모나랜스(Homonarrans)'이다. 자발적 참여와 끊임없이 이야기를 재생산해내려는 욕구가 강하다. 흥미로운 주제가 던져지면 자발적으로 주제를 재해석, 재가공함으로써 네버앤딩 스토리로 확산시킨다. 기업의 성공은 어떻게 이들의 이야기 본능을 끌어내느냐에 달렸다.
제일기획이 24일 서울 및 수도권 거주 15~44세 남녀 600명을 조사해 발표한 '디지털 소비자와 디지털 스토리텔링 마케팅' 보고서에서 주장한 내용이다. 제일기획은 최신 마케팅 화두인 디지털 스토리텔링과 관련, "완벽하게 세팅 된 마케팅보다 디지털 소비자의 간여를 이끌어낼 수 있는 일상적 화두를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 대상의 77.8%가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이야기를 관심있게 보는 편'이라고 응답했고, 63.5%는 '새로운 정보나 콘텐츠를 찾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
이들은 찾아낸 이야기를 단순히 보는 데 그치지않고 재가공해 전파한다. UCC제작 방법 중 '직접 만든다'는 응답은 11%에 불과했지만, '퍼온 것을 재구성한다'는 사람은 84.4%나 됐다.
따라서 디지털 스토리텔러들을 유혹하기 위한 기업의 마케팅 전략은 소비자들이 브랜드와 끝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열린 구조'가 효과적이다. 제일기획 브랜드마케팅연구소 홍지영 박사는 "작위적이라는 느낌을 갖지 않을 만큼 최소한의 간여와 다양한 콘텐츠가 하나로 묶일 수 있는 핵심 스토리의 개발이 마케팅 성공의 관건"이라고 말했다. KTF의 '1살의 쇼' '7살의 쇼' 시리즈가 누리꾼 사이에서 '내 나이 서른 살의 쇼' 등으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성희 기자 summ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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