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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에 올인" 승부수 띄운 정세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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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수회담에 올인" 승부수 띄운 정세균

입력
2008.09.25 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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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이명박 대통령과의 영수회담을 앞둔 민주당 정세균 대표의 발걸음이 바쁘다. 이번 회동의 성패에 따라 여야 관계가 상생 혹은 대립으로 갈릴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하지만 여기에 더해 이번 회담이 성공하면 여권의 거듭된 악재에도 불구하고 반사이익조차 얻지 못했던 열악한 당의 지위를 일거에 반전시키고, 정 대표 자신이 스타 부재의 야권에서 확실한 구심점으로 떠오르는 터닝 포인트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요즘 주변의 의견을 듣는 데 적극적이다. 이미 주요 의제와 관련해 정책위의장 원내대표 최고위원 등 당내 지도부의 의견을 두루 물었고, 24일엔 새로 발족한 21명의 대표 특보단과 도시락 미팅을 가졌다. 정 대표는 회담 당일 아침에도 당내 4선 이상 의원들과 별도의 자리를 갖고 회담에 대한 고언을 들을 예정이다.

통화옵션상품인 키코(KIKO) 피해 중소기업인(9일) 면담, 개성공단 입주기업인 대표단 간담회(23일) 등도 이런 움직임의 일환이다. 당내 의원들도 끼리끼리 모여 나눈 의견을 정 대표에게 적극 개진했다고 한다.

정 대표가 이처럼 의욕을 보이는 것은 회담의 모양새가 나쁘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당 핵심 관계자는 "5월 손학규 대표와의 회동 때와는 달리 청와대가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고 있다"며 "오전 11시30분 시작하는 이번 회담에서 독대 시간이 최소 50분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석자와 함께 회동한 뒤 마지막 20~30분을 독대하는 관례에 비춰보면 고무적이란 분위기이다. 회담 의제에는 두 사람 간의 정례 회동 문제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당에선 현재 박병석 정책위의장, 대표 특보단장인 전병헌 의원이 청와대와의 실무 접촉 창구역을 맡아 회동 형식과 의제를 마지막까지 조율하고 있다.

정 대표가 이처럼 회담을 승부처로 삼는다면 문제는 무엇을 얻어내야 하는지로 귀결된다.이에 대해선 "얻는 것이 없더라도 일단 강경하게 나가는 것이 좋다" "경제위기 상황인 만큼 초당적 협력의 모습을 보이고 일부라도 성과를 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이 이미 그에게 올라간 상태다.

자칫 청와대가 원하는 '경제문제에 대한 초당적 협력' '개혁입법 협력' 등만 강조되면 회담의 들러리를 섰다는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비관적 시나리오도 존재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회담은 정 대표가 정치력을 시험받는 자리이기도 하다.

정 대표는 발언 수위 조절을 놓고도 고심을 거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정 대표의 의중은 날선 비판과 협력적 스탠스를 적절히 조화시켜 견제 야당과 대안 야당 리더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겠다는 것이다.

종부세 완화 철회 등 현 정부의 경제 기조에 대해선 확실히 문제제기를 하되 경제 난국 해결을 위해서는 초당적 협력을 강조하기로 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당 핵심 관계자는 "'모 아니면 도'식으로 접근하지도 않겠지만 그렇다고 회담 결과물에 연연해 듣고만 오지는 않겠다"며 "회담이 깨질 각오를 하고 가겠다는 것이 정 대표 생각"이라고 말했다.

김영화 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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