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국 사범들의 도피처로 부상한 조계사에 경찰에 수배 중인 민주노총 수장까지 합류해 불교계와 경찰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22일 오후 4시께 2개월 가까이 지방 등지에서 은신 중이던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검은색 카니발 차량에 탑승해 기습적으로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 잠입했다.
이 위원장 측은 이 과정에서 경찰에 아무런 제지를 받지 않았다. 이 위원장은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반대하는 총파업을 주도한 혐의로 지난 7월24일 체포영장이 발부됐다.
조계사 측은 이 위원장이 피신해 오자 "광우병국민대책회의 관계자들도 농성 중인데다 현 정부와의 관계 등 내부 사정 상 이 위원장의 피신을 받아들이기가 곤란하다"고 만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 측과 이 위원장은 4시간 가량 이 문제로 밀고 당기기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계사는 23일 이 위원장의 피신을 두고 긴급 종무회의를 가지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했다.
한편 체포 영장이 발부된 이 위원장이 조계사로 유유히 잠입한 것을 두고 경찰이 눈을 뜨고 당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당시 조계사에는 광우병대책회의 관계자들을 검거하기 위하여 30여명의 경비 경력이 배치 중이었다.
이 위원장은 체포영장이 발부된 직후에도 지도부와 함께 민주노총 사무실을 빠져나가 경찰의 경비망이 문제되기도 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조계사 안에 있는 수배자들이 밖으로 나오는지 감시하는 것이 주임무였는데 당혹스럽다"며 "지관 스님 차량 수색 후 종교 단체에 들어가는 차량을 검문하는 데 큰 부담을 느낄 수 밖에 없다"고 해명했다.
장재용 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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