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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죽음의 무기상' 美로 신병 인도 초읽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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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죽음의 무기상' 美로 신병 인도 초읽기에

입력
2008.09.2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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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의 무장반군, 테러단체 등에 불법으로 무기를 넘겨 '죽음의 상인'으로 불리며 악명을 떨치다가 지난 3월 태국에서 붙잡힌 러시아 무기 거래상 빅토르 부트(41)의 미국 신병인도를 결정하는 심리가 시작돼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CNN 방송과 AP 통신 온라인판은 23일 그간 부트 측 변호인의 교체 등으로 두 차례나 연기됐던 송환 심리가 전날 방콕의 형사법원에서 처음 열렸다고 전했다.

부트는 이날 오렌지색 죄수복을 입고 손목과 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진 모습으로 입을 굳게 다문 채 법정에 출두했다.

프리차 프라세르트삭 변호사는 모두 변론을 통해 부트가 불법으로 태국 당국에 의해 체포됐다며 기소를 각하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판사는 30분 동안 휴정한 뒤 변호인의 이의신청을 나중에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부트는 무기 밀수로 전세계에 수배령이 내려진 상태에서도 유엔의 무기금수 조치를 어기고 라이베리아의 찰스 테일러 같은 군벌들에게 무기를 판매, 비난의 표적이 됐다.

그는 미국에서 테러지원과 살인공모죄 등 4건의 형사사건으로 기소됐으나 일절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부트는 미국에 송환될 경우 종신형을 선고받을 게 거의 확실시된다.

그는 체포당하기 전 방콕 호텔에서 미국 마약단속국(DEA)의 위장요원과 나눈 대화가 녹음돼 증거로 제출되면서 기소가 이뤄졌다.

현지 법원은 부트의 미국 송환 여부를 둘러싼 심리를 당초 6월에 개시할 예정이었지만 매번 변호사가 병 등을 핑계로 출두하지 않으면서 연기됐다.

부트는 콜롬비아의 좌익게릴라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 관계자로 행세한 DEA요원들의 1년에 걸친 함정수사 끝에 방콕 시내의 고급 호텔에서 검거됐다.

DEA 요원은 부트의 이너서클에 침투하는데 성공한 뒤 그의 신임을 받아 그를 태국으로 유인했다.

미국 검찰 당국에 따르면 부트는 FARC에 700기의 지대공 미사일과 총기류,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최첨단 헬기와 군용기 등을 팔려고 했다.

부트는 옛 소련이 붕괴한 지난 90년대 초 이래 화물기를 동원, 아프리카와 남미, 아시아, 중동의 분쟁지역 등에 막대한 양의 무기를 팔아 왔다.

그의 불법 무기거래 실상은 2005년 니콜라스 케이지 주연의 ‘로드 오브 워(Lord of War)’로 영화화, 인기를 끌었다. 옛 소련 공군 조종사 출신인 그는 영어 불어 포르투갈어 우즈베크어 러시아어와 아프리카어 등 6개국어 이상을 구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태국 법원의 송환 심리는 내달 초 끝날 예정인데 부트가 혐의를 배척할 수 있는 결정적인 증인이나 증거를 제시하지 못할 경우 미국으로 송환될 가능성이 높다.

한성숙 기자 hans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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