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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 김명민 "지휘자 걸음걸이까지도 따라하려 온신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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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 바이러스' 김명민 "지휘자 걸음걸이까지도 따라하려 온신경"

입력
2008.09.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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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그의 얼굴에서 '하얀 거탑'의 냉혈한 천재 외과의사 장준혁의 흔적을 찾는 시청자들이 적지 않다. 경주마처럼 성공을 향해 달리다 끝내 자기 정열에 산화해버린 장준혁의 최후에서 사람들은 이카루스의 비극을 떠올리기에 충분했다.

카리스마 넘치는 지휘자 강마에로 다시 브라운관을 달구는 탤런트 김명민을 경기 용인시의 '베토벤 바이러스' 촬영현장에서 만났다. '베토벤 바이러스'는 첫 회 시청률 15.7%(AGB닐슨미디어리서치)로 시작, 최근 4회에서는 14.6%를 기록했다. 시청자들의 눈길을 잡기에 충분하고도 무난한 출발이다.

김명민은 요즘 하루 평균 2시간 가량의 수면밖에 못 취해 피곤하다고 했다. 심한 경우 하얗게 밤을 새고 오전 11시 숙소에 들어갔다 얼굴만 씻고 나올 정도다. '지휘'에 대한 심적 부담도 여전히 크다고 말했다.

드라마가 회를 더할수록 자신이 극의 중심으로 진입하고 있기에 더욱 힘들다고도 했다. 그러나 그는 "방심하면 한 순간에 무너질 수도 있어 촬영 사이사이 시간이 나도 절대 눈을 붙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 초반 시청률이 나쁘지 않다.

"시청자들의 관심과 반응이 부담스럽다. 아직은 이런 좋은 반응에 안주할 때는 아니고 좀더 정신차리고 매진해야 할 때인 듯하다."

- 냉소적인 강마에 연기를 위해 참조한 모델이 있나.

"오래된 외화 '아마데우스'나 '불멸의 연인'을 보면 유명 음악가들은 굉장히 까칠하면서 어린애 같고 조금은 쓸쓸한 면도 지니고 있다. 그들을 모방했고, 독일의 명지휘자 카라얀을 많이 참조했다. 내가 정말 지휘자가 됐다면 성격에 아마 강마에처럼 단원들을 괴롭혔을 것이다."

- 지휘 연기는 어떻게 준비하나.

"연기는 몸에 붙은 습관처럼 해야 한다. 식사 때 수저를 드는 것처럼 해야지 따로 연구한다고 되진 않는 듯하다. 지휘자의 자세, 걸음걸이와 억양까지 그대로 따라하려고 항상 신경 쓴다. 그래도 아직은 어색하기만 하다."

- 목소리 톤이 극중 강마에와 상당히 비슷하다.

"어떤 역할을 맡으면 그 역할 생각만 하고 살아야 한다. 한 순간 방심하면 원래 내 모습이 나온다. 많이 힘들다. 그러나 어쩌겠나."

- 장준혁과 강마에의 유사점과 차이점은?

"장준혁은 재능을 100% 타고난 사람이다. 반면 강마에는 그렇지 못한 사람으로 부족한 점을 부단한 노력으로 채우는 인물이다. 그래서 천재만 보면 피가 거꾸로 솟는 것을 느끼고, 항상 실력을 최우선으로 여긴다."

- 자신의 연기 재능은 어느 정도라 생각하나.

"내가 그걸 어떻게 말하나(웃음). 지금까지 배우를 하고 있는 걸 보면 재능은 좀 있는 듯하다. 나는 노력을 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자랐다. 부모님의 반대가 너무 심했기 때문이다. '이게 잘 못되면 죽음이다'는 생각을 작품할 때마다 한다. 오기나 절박함에서 나오는 노력이 자연스럽게 몸에 밴 것 같다."

라제기 기자 wender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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