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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나비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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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광의 길 위의 이야기] 나비효과

입력
2008.09.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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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쪽은 대를 이어 통치하고 있다. 아버지 때도 좀 안 보이면, 남쪽의 언론은 '~카더라. 아니면 말고' 식 보도를 남발했고, 대중은 대중대로 할 말이 많았다. 그런 쑥스러운 소동이 민망해서 그랬는지, 진짜로 사망했을 때는 오히려 믿지를 못하고 설마 하는 모습을 보였다.

아들이 통치할 때도 그와 비슷한 일이 벌어졌다. 좀 안 보이자, 남쪽은 언론 주도 아래 한바탕 '~카더라. 아니면 말고' 향연을 벌였다. 단순히 국민적 해프닝으로 치부당하는 건 좀 억울하다. 북쪽 통치자의 건강 문제는 보통 나비가 아니다. 남쪽 사람들에게도 거대한 나비다. 그러니 '한동안 안 보이는' 날갯짓만으로도, 남쪽에 별의별 여론광풍이 분다. 북쪽의 통치자만큼은 아닐지라도, 제법 큰 듯한 미국 나비 한 마리가 휘청하자, 우리 금융계가 난리 났다.

금융계 뿐만 아니라 도미노 식으로 경제계 전체가 휘청거린다. 우리 사회는 이토록 가볍다. 하기는 새 정부가 미국에 인사차 갔다가 날갯짓 한 번 잘못하는 바람에 그 비싼 대가를 아직까지 치르고 있다는 것에서도 우리 사회의 가벼움은 증명된 바 있다. 정부는 이 판국에 서울을 더더욱 공사판으로 만들 힘찬 날갯짓을 했다. 잘 날아야 할 텐데. 꽃밭이 되면 좋겠지만 쑥대밭이 될 수도 있다.

소설가 김종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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