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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수주의자도 "교과서 내용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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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보수주의자도 "교과서 내용 바꾸자"

입력
2008.09.24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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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보수주의자들도 '교과서 수정' 작업에 나섰다. 한국 보수주의자들의 교과서 수정 시도가 당파성, 이념편향 논란을 빚는 것과 달리, 미국 보수파의 움직임은 직접적인 이념갈등을 초래하지 않으면서 비교적 우호적 평가를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 보수파들이 과거 20년간 자유주의 성향 학자들이 지배한 대학 교양교육 풍토를 바꾸려 하고 있다고 22일 보도했다. 이들 보수파는 다양한 목적의 기금을 조성, 미국 역사의 긍정적 측면을 강조하는 교육과정을 지원하고, 자본주의와 자유시장의 우수성에 공감하는 학자를 교수로 임용하기 위해 노력하는 등 대학에 대한 영향력을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 기금인 베리타스 펀드는 관련 연구와 연구소 설립을 지원하기 위해 10개 대학에 이미 250만 달러를 지원했다. 하지만 당파성을 갖지 않고 이데올로기에도 구애받지 않는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콜로라도대학은 지난해 가을 '자유주의와 도전'이라는 강좌를 개설했다. 보수파 재단으로부터 5만 달러의 교재 출판비를 지원받아 신입생을 대상으로 고전강독을 하는 과목이다. 플라톤의 <소크라테스의 변명> 에서부터 마틴 루터 킹 목사의 <버밍햄교도소로부터의 편지> 에 이르는 다양한 고전을 신입생에게 읽히는 것이다. 아이비리그의 명문 코넬대학도 이번 학기부터 같은 과목을 개설했다.

텍사스대학의 유사 프로그램 운영 책임자 로버트 쿤스는 "우리는 윤리ㆍ정의ㆍ시민의 의무 같은 주제의 '해답'이 아니라 그런 주제에 대해 올바로 질문할 수 있도록 학생들에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했다. 베리타스 재단은 홈페이지에서 "재단의 목적은 대학이 보다 폭 넓은 사상을 포용하도록 장려하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보수성향의 재단이 대학 교과목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2006년 뉴욕주 클린턴의 해밀턴대학은 보수파 재단의 지원을 받아 '정치학에 있어 종교의 역할' 과목을 개설하려 했으나 교수진의 반대로 무산됐다. 교양교육을 지원하는 보수재단과 관련을 맺고 있는 이 대학 크리스티안 코프 교수는 "관련 과목을 개설했을 때 반응은 열렬한 찬성에서 반대까지 다양했다"며 "하지만 찬반 논란은 문ㆍ이과 교수나 전통주의ㆍ포스트모던 성향의 교수들 사이에서 격렬했을 뿐 좌ㆍ우파 간의 대립은 별로 없었다"고 말했다.

정영오 기자 young5@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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