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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쌍수 사장 윤리경영 선포/ "고객이 한전 변했다 할 때까지 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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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쌍수 사장 윤리경영 선포/ "고객이 한전 변했다 할 때까지 개혁"

입력
2008.09.2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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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가 이런 꽃다발을 준비하라고 했습니까? 앞으로 사장보다는 고객에게 신경을 쓰세요."

김쌍수(사진) 한전 사장이 최근 수도권의 한 변전소를 방문했을 때 자신에게 꽃다발을 건네던 직원에게 내린 불호령이다. 지난달 27일 취임 일성으로 '현장 경영'을 선언한 김 사장은 지금까지 전국 12곳의 현장을 방문했다. 이 중 한 곳에서 환영 플래카드를 내걸고 꽃다발을 건네자 자신의 의전에 너무 신경 쓰지 말라는 당부를 한 것. 순간 건물 밖에서 김 사장을 기다리며 도열해 있던 임직원들의 얼굴이 얼음처럼 굳어 버렸다는 후문이다.

김 사장 취임 이후 한전에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보고 방식. 그 동안 대면 보고가 원칙이었다면, 김 사장 취임 이후엔 이메일 보고가 자주 이용된다. 사실 대면 보고를 하기 위해선 시간을 맞추기 힘들어 사장실 앞에서 마냥 기다리는 일이 적지 않았다. 처음엔 이메일 보고를 다소 어색해 하는 분위기도 있었지만, 직원들이 이메일 보고의 장점을 피부를 느끼면서 점차 확산되고 있다.

23일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에서 열린 '위대한 기업(Great Company) 구현을 위한 윤리경영 선포식'도 전엔 볼 수 없던 모습이다. 지난해 공공기관 청렴도 조사에서 1위에 오른 한전이지만 김 사장의 눈높이를 만족시키지는 못한 것. 김 사장은 이날 "지난해 2만1,000여명 직원 가운데 40명 넘게 징계를 받은 것은 단 한 장의 유리창이 깨지는 것도 허용할 수 없는 데 무려 40장의 유리창이 깨진 것"이라며 윤리경영 선포식의 이유를 밝혔다.

그는 이어 1999년 이후 5년간 공사 감독 직원 5명이 1억7,000만원을 수수한 사건, 2006년부터 3년 동안 5차례에 걸쳐 1억3,000만원의 공사비를 착복한 사실, 해외출장 허위문서 작성 등의 구체적 사례를 들면서 "앞으로 청렴과 관련된 문제가 발생하면 지위고하를 불문하고 엄중문책하고 해당 업체에 대해서도 제재를 가하는 쌍벌주의를 적용하겠다"고 선언했다. 김 사장은 또 "고객의 입에서 한전이 정말 변했다는 말이 나올 때까지 (개혁을) 멈추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이날 김 사장의 연설은 단 3분만에 끝나 직원들을 어리둥절하게 했다. 그러나 할 말은 다 했다는 평가다. 김 사장의 개혁 시도가 한전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 지 주목된다.

박일근 기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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