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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민예관서 '한국의 쇳대'展 개막… 양국 유명인사 대거 참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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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민예관서 '한국의 쇳대'展 개막… 양국 유명인사 대거 참석

입력
2008.09.24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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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은 위대한 미를 낳은 나라이고, 위대한 미를 가진 민중이 살고 있는 곳입니다. (중략) 예술 측면에서 본다면 세계 최고의 경지라고 단언해 마지 않습니다.”

일본의 미술 평론가이자 사상가인 야나기 무네요시(柳宗悅ㆍ1889~1961)는 1920년 서울 광남기독교회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그렇게 한국의 미술을 격찬했다. 조선총독부의 광화문 철거를 비판하고 잘못된 석굴암 복원을 날카롭게 지적했으며 한국 유물 수집가로도 이름을 떨쳤던 그가 일본 도쿄(東京)에 세운 일본민예관에서 23일 ‘한국의 쇳대’ 특별전 개막식이 열렸다. 쇳대는 자물쇠를 뜻하는 방언이다.

1936년 10월 문을 열어 도자기, 칠기, 회화 등 생활공예품 1만7,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는 민예관에서 한국전(殿)이 개최된 것은 자수, 화장품에 이어 이번이 세 번째. 서울 동숭동 대학로에 위치한 ‘쇳대박물관’은 11월20일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에 자물쇠 87점, 빗장 24점, 열쇠패 36점, 노리개 6점을 출품했다. 특히 고려 왕실에서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현존 최고(最古)의 자물쇠인 ‘금동연화문 자물쇠’를 비롯해 국보ㆍ보물급 문화재가 다수 포함됐다. 이번 전시를 2년간 준비해온 쇳대박물관 최홍규 관장은 “자물쇠를 뜻하는 방언인 ‘쇳대’는 아름다운 디자인 뿐만 아니라 기능적 측면에서도 한국의 전통 미학을 가장 잘 보여주는 유물”이라며 “이번 행사가 일본인들에게 한국문화를 이해시키는 좋은 계기라는 점을 감안, 20년간 수집한 4,000여 점 중 예술성이 높은 것들만 엄선해 출품했다”고 말했다.

밀양북춤으로 유명한 인간문화재 하용부씨가 대금산조에 맞춰 즉흥무를 추며 시작된 개막식 행사는 가수 장사익이 아리랑을 열창하며 절정에 달했다. 개막식에는 고바야시 요타로(小林陽太郞) 후지제록스 최고 고문을 포함해 ‘일본의 정주영’으로 불리는 오카자키 마사오(岡崎眞雄) 닛세이 동화손해보험 명예회장, 미국 뉴욕의 현대미술관 설계에 참여한 일본의 대표적 건축가 다니구치 요시오(谷口吉生) 등 일본의 정재계 고위 인사들과 문화인들이 대거 참석했다. 고바야시 요타로 회장은 “한국의 미학을 아끼고 사랑했던 야나기 무네요시 선생의 뜻을 이어받아 오늘 이 행사를 개최하게 되 말할 수 없이 영광”이라고 말했다.

한국측에서도 한국박물관협회 김종규 명예회장, 한국연극인복지재단 박정자 이사장, 종이문화재단 노영혜 이사장, 매일유업 김종완 부회장, 2008 미스코리아 선 최보인씨 등 각계 인사 50여명이 참석, 특별전 개막을 함께 축하했다.

도쿄=김대성 기자 lovelil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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