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는 예상보다 더 심각하고 긴 경기침체의 그늘을 가져올 것이다. 한국 기업들은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 시대를 맞아 기업의 가치창출 전략을 시급히 재정립해야 한다. 사업과 재무, 투자자 전략을 총체적으로 통합하는 접근방식을 통해 몇 년간 지속될 위기에 대비해야 한다.(에릭 올슨 보스톤컨설팅그룹(BCG) 미 시카고 사무소 시니어 파트너)"
세계적인 경영전략컨설팅 그룹 BCG는 2003~2007년 총 주주수익률(TSR) 평균을 기준으로 가치창조 기업 순위를 매긴 '2008 가치창조 기업보고서'를 22일 발표했다.
BCG는 보고서에서 "향후 글로벌 기업들이 연간 15%의 높은 수익률을 유지하던 1980년대나 90년대와 같은 시기를 맞기는 당분간 힘들 것"이라며 "기업들이 높은 주주가치를 창출하려면 총 주주수익률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설정하고, 재무정책과 투자자들의 목표 및 우선순위에 전략적 중점을 두는 새로운 접근방식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BCG가 이날 발표한 가치창조 기업 순위에 따르면 국내 기업 중에서는 동양제철화학이 연평균 95.6%의 총 주주수익률(TSR)을 기록, 분석대상 644개 글로벌 기업 중 8위에 올랐다. TSR은 기업의 주가변동과 배당수익률을 측정해 기업가치 창조의 정도를 보여주는 평가 기준이다.
동양제철화학은 기존 화학 사업의 호황 및 신규 사업인 폴리실리콘(태양전지의 핵심 원료) 사업의 성장성에 힘입어 높은 주주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평가됐다. 이밖에 LG그룹(66.5%)과 대우건설(59.2%)이 다각화기업 부문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했다. 또 현대상선(92.8%)이 운송ㆍ물류 부문 2위, 신세계(37.5%)가 소매업 부문 3위, 대한항공(47.8%)이 여행ㆍ관광 부문 4위, 현대중공업(92.6%)과 두산중공업(87.5%)이 기계장비ㆍ건설 부문 4위와 5위, KT&G(43.7%)가 소비재 부문 5위를 각각 기록했다.
가치창조 기업 세계 1위는 연평균 143.6%의 TSR을 기록한 싱가포르 해운업체 코스코 코퍼레이션이었다. 이어 인도 최대의 엔지니어링 업체 라르센 앤 투브로(112.1%), 인도 최대의 이동통신업체 바르티 에어텔(110.7%) 등의 순이었다. 시가총액 500억달러 이상 대기업 부문에선 미국의 IT기업 애플(94.2%), 세계 최대 철강기업 아르셀로 미탈(93.4%), 인도의 화학업체 릴라이언스 인더스트리(77.2%)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병남 BCG 서울사무소 대표는 "국내 기업들이 대거 상위권에 포함된 것은 지난해 국내 주식시장의 호황 탓"이라며 "그러나 올해 글로벌 자본시장의 하락세를 감안할 때 가치 창출에 중점을 두는 중장기 전략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장학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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