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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인 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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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영화 '인 블룸'

입력
2008.09.24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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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항적이고 감수성 예민한 여고생 다이애나와 모범적이고 소시민적인 단짝 친구 모린. 어느날 학교 화장실에서 둘만의 수다에 빠져 있을 때 옆 교실에서 총기가 난사된다. 총소리 끝에 결국 화장실 문을 밀치고 들어오는 총 든 남학생. "너희 둘 중 하나만 죽일 거야. 어떻게 할까?"

영화 '인 블룸'은 총구 앞에서 살기 위해 친구를 죽이라고 말할 것인지 자신이 죽을 것인지 하는 일생의 선택을 모티프로 삼았지만 엎치락 뒤치락하는 사건 속에 괴성을 지르는 그런 영화가 아니다.

그저 뭔가 일어날 듯 일어날 듯 애를 태우며 긴장을 고조시킨다. 영화는 총기난사 사건 전까지 다이애나와 모린의 고교시절, 사건 이후 어린 딸 엠마를 키우며 교수로 살아가는 30대의 다이애나의 삶을 얼기설기 교차시켜 보여주면서 긴장감을 팽팽하게 만든다.

총기난사 사건 15주년이 다가올수록 다이애나의 불안은 증폭되고 '그 때 화장실에서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하는 궁금증이 최고조에 이른 순간 '식스 센스'처럼 막판 반전이 기다리고 있다.

결국 아무 사건도 일어나지 않는 셈이지만 앞뒤를 꿰맞추는 두뇌게임을 즐기는 관객이라면 영화는 선택할 만하다. 특히 지긋지긋한 일상에서 벗어나 막연한 무언가를 꿈꾸던 10대 시절이 있었다면, 내 인생에서 한번쯤 옳은 선택을 해보고 싶은 열망이 있었다면, 공감할 수 있다.

영화를 끝까지 보고 난 뒤 "도대체 이게 뭐지?"라며 허탈해하지 않으려면 고교생 다이애나가 나중에 그의 남편이 되는 철학교수 폴의 강의를 듣는 장면을 집중해 봐야 한다. "우리의 인생을 이끄는 것은 상상력이다." "어떻게 상상할 것인가? 그것은 양심이다."

30대 다이애나로 나오는 우마 서먼이 화려한 액션과 거리가 먼 역할을 연기한 점은 아쉽기도 하지만 에반 레이첼 우드는 손에 잡힐 듯 말 듯한 고교생 다이애나를 그럴듯하게 소화한다.

친구 모린 역으로 나오는 에바 아무리는 수잔 서랜든의 딸. 2005년 '모래와 안개의 집'을 연출했고, 최민식 주연의 '파이란'을 리메이크할 예정으로 알려진 바딤 페럴만이 감독·제작을 맡았다. 25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김희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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