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가을 가요계를 이해하기 위한 키워드는 아무래도 '남자 아이돌 그룹의 대결'이 아닐까. 미니음반 3집 타이틀곡 '하루하루'로 20일 발표된 주간 인기가요 순위 멜론차트에서 6주 연속 1위에 오른 5인조 빅뱅. god 이후 오랜만에 박진영 사단이 내놓은 남자 아이돌 2PM도 '10점 만점에 10점'으로 가요 순위 상위권을 위협하고 있다.
여기에 24일 1년7개월 만에 4집 '미로틱'으로 돌아오는 동방신기가 이들의 경쟁 구도에 합세, 아이돌 무대는 팽팽한 3파전의 형국으로 굳어지고 있다.
재미있는 것은 이 남자 아이돌 3파전의 구도가 모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연예 메니지먼트 3개 사의 대표선수들로 이뤄져 있다는 점이다. 빅뱅의 YG엔터테인먼트, 2PM의 JYP, 그리고 동방신기의 SM엔터테인먼트까지. 회사에 따라 안무 콘셉트, 스타일 등이 천차만별인 세 남자 아이돌 그룹의 특징을 분석해본다.
■ SM의 동방신기 - 변함없는 마니아 층
새 앨범에서 세련된 멜로디와 중독적인 후렴구가 인상적인 리버스비트 댄스곡과 발라드, R&B, 애시드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12곡으로 승부수를 띄운 동방신기. 이번에도 변함없이 깔끔한 인상의 귀공자 스타일과 순정만화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외모를 앞세우는 SM의 콘셉트가 그대로 적용됐다.
멤버들이 20대에 접어들면서 후배 아이돌과의 일전이 힘들 법도 하지만 21일 서울광장의 2만여 관중 앞에서 선보인 동방신기의 몸동작은 SM 출신답게 녹슬지 않았음을 입증했다.
가요계 관계자들은 "10대 연습생 시절부터 엄청난 트레이닝을 시키는 SM의 아이돌답게 안무가 마치 로봇처럼 딱딱 맞아 떨어질 정도로 정교하고 정확하며 이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는 동방신기의 콘셉트"라고 입을 모은다.
이런 특성 덕분에 SM의 아이돌, 특히 동방신기는 엄청난 마니아 팬들을 이끈다. 딱히 어떤 연령층에 소구하기보다 다양한 세대가 이들의 팬으로 자청한다. 쇼케이스만으로 잠실 올림픽주경기장을 가득 채울 정도의 팬을 여전히 소유하고 있다는 게 가장 큰 저력이다.
■ YG의 빅뱅 - 20대 중반 여성이 타깃
빅뱅의 질주는 연일 신기록을 쏟아낸다. 지난해 '거짓말' '마지막 인사'로 멜론차트 6주, 8주 연속 1위에 올랐던 이들은 미니음반 3집 중 4곡을 순위 20위권에 올리고 있다. 최근엔 태국 음반차트 1위에 올라 꺼져가는 듯한 한류에 열기를 불어넣고 있다.
빅뱅의 YG는 힙합을 기본으로 만들어진 기획사이기 때문에 예쁘장한 꽃미남 스타일과는 거리가 먼, 친근한 외모와 스타일리시한 차림으로 승부를 건다는 점에서 동방신기와 다르다. 이는 YG의 양현석 대표가 힙합클럽을 운영하며 클럽문화에 공을 들인다는 점에서 쉽게 이해되는 부분이다.
기획사가 만들어낸 아이돌이라기보다 쉽게 거리에서 마주칠 수 있는 동시대의 문화를 즐기는 젊은이로 보이도록 꾸며진 빅뱅. 그래서 이들은 다양한 연령층보다 20대 중반 여성이라는 타깃 팬층을 보유한다.
■ JYP의 2PM - 개구쟁이 소년의 이미지
흑인음악을 기반으로, 그러면서도 대중적인 멜로디를 중시해온 박진영의 JYP 출신답게 대중적인 호감도에 포커스를 맞춘 그룹이 2PM이다. 그래서 친근한 거리의 아이들 같은 이미지부터 꽃미남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멤버들로 구성됐다.
이들의 대표곡 '10점 만점에 10점' 은 JYP의 다른 그룹인 god의 '거짓말', 원더걸스의 '텔 미'와 '소 핫'에서처럼 편곡이 경쾌한 비트의 리듬으로 이뤄져 요즘 클럽 댄스음악의 느낌을 주면서도 누구나 쉽게 따라할 수 있는 후렴구가 특색 있다. 한마디로 매우 대중적이다. 멋있는 카리스마로 접근하는 여타 아이돌과 다른 점이다.
아이돌 스타이기보다 마치 만화 '슬램덩크' 멤버들을 보는 것처럼 거칠지만 날것의 느낌이 함께 하는 팀 콘셉트가 눈에 띈다. 그래서 팬층 역시 10대 여성 쪽으로 몰린다. 한번쯤 남자친구로 삼아보고 싶은 아이들의 집합체라고나 할까.
양홍주 기자 강명석 객원기자
아침 지하철 훈남~알고보니[2585+무선인터넷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