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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구제금융…월街 '1년같은 1주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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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산·구제금융…월街 '1년같은 1주일'

입력
2008.09.2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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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이하 현지시간) 세계 금융의 심장부 월가는 9ㆍ11테러보다 더 참혹한 현실에 맞닥뜨렸다. 80년 전 대공황에 버금가는 쇼크에 월가는 피투성이가 됐다. ‘피로 얼룩진 일요일’로 시작된 지난 한 주, 월가는 하루하루 힘겹게 연명해왔다. 이제는 미 정부가 쏟아낸 각종 시장 안정책들로 고사 직전에 있는 월가가 숨통을 트게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평온해야 할 월가의 일요일인 14일, 위태위태했던 리먼 브러더스가 생명줄의 끝을 드러냈다. 여기에 세계 최대 증권사 메릴린치마저 금융 위기의 파고를 넘지 못하고 뱅크 오브 아메리카(BoA)에 넘어간다는 뉴스가 겹쳐졌다.

‘리먼 브러더스 구하기’ 작전은 1분1초를 내다볼 수 없이 급변했다. 미 정부가 가장 먼저 손을 놔버렸다. 헨리 폴슨 재무장관이 “리먼에 대해 공적자금 투입은 없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리먼과 인수 협상을 벌이고 있던 바클레이즈와 BoA가 이날 오후 3시간 간격을 두고 협상장에서 철수해 버렸다.

리먼의 파산이 눈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제2의 리먼’으로 지목되던 메릴린치는 불과 48시간만에 속전속결로 회사를 BoA에 팔아치워버렸다.

더 이상 리먼을 구해줄 곳은 없었다. 리먼은 15일 뉴욕주 남부지법에 파산보호를 정식 신청했다. 158년 역사의 리먼 브러더스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월스트리트발 금융위기로 미국 등 각국 금융시장은 패닉에 빠져들었다.

이제 월가에선 누가 살아 남을지를 가늠하기 어려운 지경. 제2의 희생자가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세계 최대 보험사인 AIG마저 벼랑 끝으로 내몰렸다. ‘AIG 구하기’ 작전이 시작됐다.

AIG가 미 정부에 400억달러 브리지론 지원 요청을 했으나 거절당하면서 금융 위기의 도미노가 또다시 시작될 조짐이 나타났다. 16일 극적 반전이 이뤄졌다. 미 정부가 AIG에 850억달러의 구제금융 지원을 결정한 것.

AIG 파산이 가져올 메가톤급 파장을 감당하기는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워싱턴뮤추얼, 모건스탠리 등 뇌관은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었다. 워싱턴 뮤추얼과 모건스탠리가 17일 시장에 나오는 등 금융 위기의 공포는 사그러들 줄 몰랐다.

미 정부도, 세계 각국도 더 이상 보고만 있을 수는 없는 상황이었다. 각국 정부가 나서기 시작했다. 18일 미국 유럽 영국 일본 스위스 캐나다 등 세계 6개국 중앙은행은 세계 금융시장에 1,800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 공급키로 하는 등 공조 체제를 갖추기 시작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도 직접 국민 앞에 나서 금융위기 발생 이후 첫 담화를 발표했다.

미 정부는 월가 붕괴를 막기 위해 최후의 보루라고 할 만한 대책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단 이틀만에 대공황 이후 가장 강력한 수준으로 금융시장에 전면 개입했다. 부시 대통령은 19일 또다시 담화를 통해 “‘전례없는 조치’를 취하겠다”는 약속을 내놓으며 “구상중인 조치에는 상당 규모의 세금이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설(說)로 나오던 정부의 금융기관 부실자산 매입기구 설립이 초읽기에 들어갔다는 관측도 나돌았다.

미 정부는 숨가쁘게 움직였다. 일단 의회 승인 없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했다. 미 증권거래위원회(SEC)는 금융주 공매도를 금지했고,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이사회는 환매 조짐이 나타나던 머니마켓펀드(MMF) 지불 보증을 위해 500억 달러를 지원하기로 했다.

20일에는 금융기관의 부실자산을 인수하기 위한 7,000억달러의 구제금융안까지 발표했다. 미 정부의 마지막 카드마저 내보인 셈이다.

문향란 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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