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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달아 국내 전시 英조각가 나이젤 홀 "공간속 기하학에 매료…풍경을 선·타원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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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달아 국내 전시 英조각가 나이젤 홀 "공간속 기하학에 매료…풍경을 선·타원으로"

입력
2008.09.22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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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대표적 조각가인 나이젤 홀(65)은 공간과의 상호작용에 주목한다. 그는 "나의 작업은 늘 장소에 관한 것"이라며 "특히 산과 사막 같은 풍경 속에서 파악되는 기하학에 매혹된다"고 말한다.

뉴욕 현대미술관, 런던 테이트 갤러리, 히로시마 현대미술관 등 세계 유수의 미술관에서 그의 작품을 보유하고 있는데, 한국에도 그의 조각이 놓인 곳이 있다. 서울 올림픽공원이다.

1988년 서울올림픽 당시 올림픽공원에 설치된 야외 조각 220점 가운데 홀의 자품 '통일성'이 포함돼있다. 선과 타원, 수평과 수직의 요소들이 어우러진 '통일성'은 홀에게 거대한 규모의 야외 조각을 시작하게 한 계기이기도 했다.

요즘 올림픽공원에서는 안팎에서 홀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공원 내 소마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서울올림픽 20주년 기념전 '8808 밖에서 안으로'(2009년 1월 11일까지)는 홀을 비롯해 루이즈 부르주아, 귄터 우에커, 데니스 오펜하임 등 세계 조각의 거장 10명의 작품을 전시 중이다. 모두 올림픽공원에 야외 조각이 설치돼있는 작가들이다.

홀의 작품 30여점이 모여있는 소마미술관 제2전시실. 철, 구리, 스테인레스 등 다양한 재료로 만들어진 작품들은 모두 원과 선을 그리며 다양하게 뒤얽히고 부딪히고 있다.

작가는 "지구와 생명체는 타원으로 돌고 있다. 우리가 공간을 여행하는 궤도의 모습인 원과 타원은 순수함과 역동성을 상징하고, 수직선은 명상적 자각의 상태를 나타낸다"고 설명했다.

전시작 중 '한강/붉은 녹'이라는 제목의 철 조각이 눈에 띄었다. 홀이 20년 전 한국의 풍경에서 소재를 얻은 작품이다. "서울올림픽 때 워커힐호텔에 묵었는데 그곳에서 바라본 한강은 아주 특별했습니다.

복잡한 런던의 템즈강에 비해 한강은 거대하면서도 너무나 고요했죠." 이때 받은 영감이 그의 한강 시리즈의 원천이 됐다. 독일 메르세데스 벤츠사와 일본 NTT사에도 그의 한강 시리즈 작품이 전시돼있다.

또 하나 한국에서 그의 눈을 잡아끈 것은 경복궁. "경복궁의 호수를 봤는데 네모난 연못 안에 둥근 섬이 있더군요. 마치 천국과 땅을 상징하는 것 같았죠." 그때의 강렬한 느낌은 1988, 89, 90년에 각각 그린 3점의 드로잉이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목탄과 불투명 수채 물감인 과슈로 제작된 이 작품들에서는 원 안에 네모가 있고, 네모 안에 원이 있으며, 다시 그것들이 합쳐져 새로운 조화를 이룬다.

그렇다면 홀은 2008년 한국이라는 공간에서는 어떤 풍경을 담아갈까. "저는 어떤 장소의 구체적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지와 기억을 상징화합니다.

이번에 한강 다리를 여러번 건넜는데 보트도 많고, 20년 전의 조용함과는 확연히 다른 느낌이더군요. 다시 한강을 소재로 삼는다면 아마 이전의 작품들과는 많이 다르겠지요."

홀의 작품 세계를 볼 수 있는 또 다른 전시도 열린다. 박여숙화랑은 26일부터 10월 17일까지 홀의 개인전을 열고 그의 최근작 20점을 선보인다. 나무조각 '중국의 휘파람' 등 역시 공간을 새롭게 읽어낸 작품들이다. 소마미술관 (02)425-1077, 박여숙화랑 (02)549-7574

김지원 기자 edd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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