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담(手談)으로 여야 관계와 국제 관계의 묘수(妙手)를 찾는다.’
상대만 보면 설전과 흠집내기에 여념이 없는 여야 국회의원들이 모처럼 묵상(默想)하며 바둑으로 정담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야 의원들이 17대 국회 때 사라졌던 ‘국회 기우회(棋友會)’라는 바둑 모임을 다시 만들기 때문이다. 바둑을 매개로 한 한ㆍ중ㆍ일 의원외교의 장도 기대된다.
18대 국회 기우회는 16대 국회 때 바둑모임 회원으로 활동했던 한나라당 원유철(3선) 의원이 가장 먼저 동료의원들에게 모임을 제안하면서 만들어지게 됐다. 원 의원의 제안에 한나라당 박종근 최병국, 민주당 최인기 의원, 자유선진당 김창수 등이 적극 찬성했다. 의기 투합한 이들은 공동으로 창립준비위원을 맡아 회원 모집에 나섰고, 현재까지 모두 22명이 가입했다.
기우회는 3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창립모임을 갖고 임원을 선출하고 기념 친선대국도 가질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조훈현 국수가 초대돼 의원들과 지도대국을 펼칠 예정이다.
모임을 주도한 원 의원은 21일 “삭막한 정치판에서 바둑을 통해 정당과 계파를 떠나 의원간 친선을 도모하고 싶었다”며 “한ㆍ중ㆍ일 의원 바둑대회도 개최해 동아시아 의원외교의 장으로 가꾸고, 나아가서는 북한과의 교류도 시도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사실 바둑 모임은 17대 국회에서는 잠시 사라졌지만 15, 16대 국회에서도 있었다. 당시에는 일본과의 교류도 활발해 양국이 격년으로 상대국을 초청해 국회의장 공관에서 ‘한일의원 바둑대회’를 개최했다. 일종의 ‘바둑 외교’를 통해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고 공감대를 넓힌 것이다. 특히 16대 국회 때는 한승수 현 국무총리와 신상우 전 국회부의장도 참여했다.
모임에 참여한 의원들의 바둑 수준은 처음 바둑을 배우는 사람부터 아마 5단까지 다양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립준비위원들 외에 한나라당 김학송 유정복 김성식 의원, 민주당 강봉균 김동철 의원, 무소속 이인제 의원 등이 회원으로 가입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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