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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실무접촉 설전, 에너지 지원방안 놓고 기싸움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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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실무접촉 설전, 에너지 지원방안 놓고 기싸움 후끈

입력
2008.09.2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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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판문점에서 열린 북핵 6자회담 경제ㆍ에너지 지원 관련 남북 실무접촉의 핫 이슈는 역시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건강 이상설과 북한 핵시설 불능화 문제였다. 북한측은 두 사안 모두 적극적으로 자신들의 입장을 강변하고 나섰다. 북한이 김 위원장 유고설에 따른 혼란을 극복하고 앞날의 방향타를 어느 정도 정립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오전 9시50분 실무접촉을 위해 군사분계선을 넘어온 북측 대표 현학봉 외무성 미국국 부국장은 예상과 달리 김 위원장의 건강 이상설에 대한 질문을 피하지 않았다. 그는 손짓을 섞어가며 격한 어조로 "(건강 이상설은) 우리나라 일이 잘 되지 않기를 바라는 나쁜 사람들의 궤변"이라고 일축했다.

'최고 지도자' 신상과 관련된 민감한 질문에 외무성 부국장급 간부가 답을 하려면 사전에 상부와 조율이 필요할 것이다. 그래서 김 위원장 건강 상태가 호전되면서 북한이 자신감을 되찾고 남측과 국제사회에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왔다.

본게임이었던 남북 실무접촉에서는 북한 핵시설 불능화와 경제ㆍ에너지 지원 방안을 놓고 지루한 설전이 이어졌다. 핵 신고서 검증이 발목을 잡았다. 현 부국장은 미국이 제안한 검증 방식을 "강도식 사찰"이라고 비난했다. 북한 외무성도 "테러지원국 명단 삭제 조치는 미국의 의무이고, 핵신고 검증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국 미국 등의 입장은 다르다. 정부 당국자는 "불능화와 에너지 지원이 연계돼 있다는 점은 북도 잘 알고 있다"며 "거꾸로 가는 상황에서 에너지 지원이 어떻게 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지난달 14일부터 영변 핵시설 불능화 작업을 중단하고 원상 복구를 시작한 상황에서 약속했던 중유 100만톤 상당의 지원분 중 남은 50만톤 지원이 가능할지 모른다는 압박이다.

그렇지만 "남은 에너지 지원을 않겠다는 말을 하지는 않았다, 접촉 자체가 의미가 있었다"는 한국과 먼저 대화를 제의하고 나온 북측의 입장 모두에서 판을 깨지 않겠다는 의지가 읽힌다. 때문에 당분간 6자회담은 기싸움 형국이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정상원 기자 orno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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