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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史 통일부 수정 요구 내용 보니/ 北 비판적 접근·박정희 평가 등 보수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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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史 통일부 수정 요구 내용 보니/ 北 비판적 접근·박정희 평가 등 보수화

입력
2008.09.22 0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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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부가 고등학교 한국 근현대사 교과서에 대해 수정 요구한 내용을 보면, 전반적으로 보수적 시각을 강화하자는 것이다. 재계를 대표해 대한상공회의소가 요구한 내용은 그 강도가 더 세다. 최근 국방부의 개정 요구가 보수적 색채가 지나쳐 논란을 빚은 점과 맥락을 같이 한다. 정권 교체를 반영하는 셈이다.

특히 통일부가 '햇볕정책' 대신 '화해협력정책'을 사용하자고 하고, 북한에 대해 좀더 비판적인 접근을 하자고 요구한 것은 보수화 흐름의 상징이다. '박정희 정부는 통일문제보다 경제개발문제에 집착하였고'라는 현행 기술 중 '집착하였고' 대신 '우선 순위를 두었고'로 바꾸자고 한 것도 박정희 시대에 대한 평가를 오른쪽으로 한 클릭 이동, 중립화하자는 것이다.

대한상의의 개정 요구는 더욱 보수적이다. 북한과 관련된 대목부터 그렇다. 6ㆍ25 전쟁을 북한의 김일성이 일으켰다고 적시하자고 했고, '북한은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갔다'는 서술을 '북한은 사회주의의 길을 걸어갔는데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고 바꾸자고 했다. 또 '북한이 남북 교류협력의 이면에서 핵무기를 개발해 한반도의 안정을 해치고 있다'는 대목을 새로 넣자고 주장했다. 러시아 혁명과 관련된 대목에서도 '러시아 혁명을 통한 사회주의 실험은 70여년 만에 참담한 실패로 귀결됐다'고 기술하자고 했다.

대한상의는 햇볕정책에 대해서는 '일방적 대북지원이라는 비판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했다'는 비판을 추가하자고 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 대목에서도 "방식이나 격식의 측면에서 북한에게 끌려다니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비판을 넣자고 요구했다.

시민운동 부분에서는 '이념적으로 편향되거나 정부에 밀착하는 등 본래의 기대를 벗어나고 있다'는 서술을 추가하자고 했다. 또 '광주학생 항일운동은 3ㆍ1운동 이후 가장 규모가 큰 민족운동이었다. 이러한 학생들의 항일 투쟁 정신은 4ㆍ19혁명, 5ㆍ18 광주민주화 운동, 6월 민주항쟁으로 계승되었다'는 서술 중 두 번째 문장은 삭제하자고 주장했다.

반면 '새마을 운동은 박정희 정부의 독재를 정당화하는데 이용되기도 했다'는 기술은 '새마을 운동은 정부가 배후에 있긴 했지만 민간의 자발적 운동이었다. 오늘날 많은 나라들에게 학습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바꾸자고 했다.

그러나 여권의 관계자들은 "고쳐야 할 부분은 고쳐야겠지만 일방적인 시각이나 방식으로 해선 안되고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한다"고 조심스런 자세를 취했다.

정녹용 기자 ltre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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