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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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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세상/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

입력
2008.09.22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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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스 E 핸더슨ㆍ조지아 가이스 지음/랜덤하우스 발행·243쪽·1만2,000원

부산시와 인천시를 합친 규모인 230만 세대가 빈 집이 되고, 주변의 주택가격 하락 피해는 4,000억 달러에 달하며, 세계적 금융기관이 줄줄이 도산하고 감축한다…. 최악의 금융위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피해 현실이다.

'도대체 어떻게 이 끔찍한 일이 일어나는가?'라는 질문에 <서브프라임 크라이시스> 는 복잡한 금융 이야기를 들먹이지 않고 누구나 이해할 만한 답변을 내놓는다. 문제는 신뢰를 저버리고 쉽게 돈 벌겠다는 탐욕이었다.

미국의 주택담보대출 규모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저금리 정책으로 2003년 4조 달러까지 팽창했다. 그러다 2004년 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은 3조 달러로 줄었고 금융기관들은 돈을 빌려가도록 온갖 '혁신적' 상품을 내놓았다. 그 주인공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다. 우대(프라임) 이율로 돈을 빌릴 수 없는 신용등급 낮은 이들이, 서브프라임 모기지로 돈을 빌려 꿈에 그리던 내 집을 마련했다. 뛰는 집값에 한몫 챙길 심산으로 무리하게 대출한 이들도 적지 않았다. 서브프라임 모기지는 2001년 주택담보 대출의 5%에서 2006년 20%로 늘었다.

이 대출의 대부분은 첫 2,3년동안 저금리로 돈을 빌려주다가(그래서 저소득층도 선뜻 돈을 빌렸다) 이후 금리를 높이는 조정가능금리대출(ARM)이다. 애초에 넉넉지 못한 대출자들은 금리가 5%대에서 13%대로 오르면서 상환에 두 손을 들어버렸다. 그리고 주택 거품이 빠지자 대출액이 주택값을 초과하는 가구가 속출했다.

예정된 채무불이행은 세계 금융위기 쓰나미로 일었다. 금융기관들이 대출채권을 바탕으로 금융상품을 만들어 다른 투자자들에게 팔아넘긴 탓이다. 소위 '증권화'라는 것이다. 애초에 돈을 갚기 힘든 이들에게 집중되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의 피해는 2차, 3차 상품을 사들인 투자자들에게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갔다.

마구잡이로 돈을 빌려준 금융기관, 인센티브 많은 상품에만 혈안이 된 모기지 중개인은 이 위기를 촉발시킨 환상의 배우자였다. 파생상품에 '우수 투자등급'을 매긴 신용평가기관, 이 모든 것을 외면한 미국 정부 역시 잘난 들러리였다.

김희원 기자 h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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