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지주가 환율 관련 파생상품 거래로 한 분기 순이익과 맞먹는 3,000억원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하나금융은 최근 환차손 부담을 견디지 못해 법원에 기업회생 절차를 신청한 태산LCD와의 키코(KIKO), 피봇(PIVOT) 등 통화옵션 환헤지 상품거래 관련 평가손실이 2,861억원(피봇 손실 1,388억원 포함)이라고 19일 공시했다. 손실에 대한 책임은 원래 기업에 있지만, 해당 기업이 지불능력을 잃을 경우엔 당초 위험 회피를 위해 이를 외국 투자은행에 되판 국내 은행이 대신 갚아야 한다.
현 평가손실액 2,861억원은 하나금융의 올해 2분기 순이익(3,096억원)과 맞먹는 규모이며, 정산이 시작되는 내년 4월 이후에도 환율이 고공행진을 지속한다면 피해는 더 커질 수 있다. 하나은행은 올해 4월 태산LCD와 14억4,000만달러 규모의 피봇 상품투자 계약을 맺었는데, 이는 태산LCD가 다른 은행들과 맺은 계약규모의 4배에 달한다. 하나금융은 내년 4월부터 30개월간 매달 말 환율에 따라 태산LCD를 대신해 결제를 해야 할 처지다. 이 같은 악재로 하나금융 주가는 이날 5% 가까이 급락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최근 평가손실은 환율 급변동 때문에 더 커졌지만 환율이 안정되면 차차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식 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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