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성물질 멜라민이 첨가된 중국산 '저질 우유' 파장이 확산되는 가운데, 국내 양식용 사료에서도 멜라민 성분이 확인됐다. '멜라민 사료'를 먹인 메기 400톤 가량은 이미 시중에 유통된 것으로 파악됐다.
농림식품수산부는 19일 전북 정읍시 E사료회사가 판매한 양식 물고기용 사료와 원료인 오징어내장 분말에서 25~603ppm 농도(1ppm=100만분의 1)의 멜라민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이 사료는 국산과 중국산 오징어내장 분말을 섞어 만들었는데, 멜라민 오염 경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조사는 지난 4~6월 이 회사 사료를 사용한 16개(전북 15개ㆍ충북 1개) 양식어가들이 메기의 색이 희게 변하는 '백화증'을 호소함에 따라 이뤄졌다. 이 사료업체는 같은 시기 생산한 사료 612톤 가운데 29톤을 자체 리콜했고, 현재 재고로 남아 있는 7톤 역시 전북도가 폐기키로 했다. 그러나 나머지 576톤은 이미 모두 소진된 상태다.
특히 농식품부 측은 16곳의 어가가 이 사료로 500톤 가량의 메기를 길러 이 중 400톤 정도를 음식점 등에 판매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국립수산물품질관리원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문제의 사료를 사용한 어가들의 물고기를 수거, 멜라민 함유 여부를 분석할 예정이다.
정황근 농식품부 대변인은 "지난해 세계적으로 멜라민이 문제가 된 뒤 사료에 들어갈 만한 쌀단백, 밀단백 등에 대해서는 중국 등 수출국에서 멜라민 검사 등을 거쳐 검역필증을 받아 오도록 했으나 오징어내장 분말 사용 가능성은 고려하지 못했다"며 "해당 업체가 사료 원료로 이 오징어내장 분말을 사용하면서 성분 등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지난달 말 지자체가 과징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멜라민은 비료나 수지원료 등으로 사용되는 화학물질로 장기간 섭취하면 신장결석이나 신장염의 원인이 된다. 그러나 농식품부는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캐나다 정부 자료 등에 따르면 멜라민이 동물 체내에 장시간 존재하지 않고 소화 후 10~15시간 내 체외로 배출되는 만큼 멜라민 오염 사료를 먹은 가축이나 물고기를 다시 사람이 섭취해도 위험 수준은 매우 낮다고 설명했다.
이영태 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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