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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등생 한자학습, 한글교육 도움 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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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초등생 한자학습, 한글교육 도움 되게

입력
2008.09.19 0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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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교육청이 10월부터 구역(강남구 서초구) 내 모든 초등학교에서 한자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초등학교 4~6학년을 대상으로 아침자습과 방과후 과제로 제시하거나, 국어시간을 활용키로 했다. 특히 문법교육은 지양하고 일상적으로 쓰이는 단어를 이해하고 의사 소통에 필요한 900자 정도의 기초한자를 익히도록 한다는 것이다. 중ㆍ고교 진학에 앞서 기본 한자를 학교에서 익히는 것은 좋은 일이며, 굳이 강남만이 아니라 많은 지역으로 확대하는 것도 고려할 만하다.

한글전용이 대세이며 그 타당성과 편리함이 뚜렷한 명분을 갖는 것은 사실이지만, 우리말의 70% 이상이 한자의 조합으로 이뤄져 기초한자에 대한 지식이 한글의 이해와 활용에 도움을 주는 것도 분명하다. 대학생이나 사회인들은 한자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중ㆍ고교 시절부터 멀리했기에 별도의 공부 없이는 익숙해지기 곤란하다. 중ㆍ고교 때는 한자공부가 선택사항으로 돼 있지만, 초등학교 시절부터 도외시해 왔기 때문에 접근하기 어렵다.

한자교육의 부작용으로는 한글전용의 정체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점, 또 다른 사교육으로 인해 학부모들의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는 점이다. 1970년대 이후 시행돼 온 강력한 한글 전용정책에 많은 국민들이 공감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런 차원에서 강남교육청이 한문이나 중국어의 개념에 쏠리지 않도록 한글낱말 교육에 치중하고, 교재를 무료 제공하는 등 학부모의 부담을 없애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우려되는 대목은 강남교육청이 한자학습의 결과를 학교생활기록부에 기재토록 해 국제중 입학 등 중학교 진학에 별도의 자료로 쓰일 수 있게 한다는 점이다. 학습내용이 입학 사정이나 자격 기준으로 이용되면 또 다른 사교육의 경쟁과목으로 변질될 여지가 있다. 학습효과를 높이면서 평가를 효율화할 수 있는 새로운 방안을 연구해야 한다. 아울러 강남의 초등학교만 아니라 그 범위가 확대될 수 있도록 서울시나 국가 차원에서도 지원 방안을 궁리하는 게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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