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의 AIG 구제금융 효과는 결국 하루짜리 '신기루'에 불과했다. 월스트리트 대형 금융회사들의 추가 붕괴 우려가 증폭되면서, 위기의 끝을 가늠하지 못하는 공포심리는 이제 극한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주식값과 원화가치에 이어 이젠 채권값까지 폭락(금리 급등)하는 등 금융위기는 자금경색으로까지 확산되는 양상이어서, 기업 등 실물부문의 2차 피해가 우려된다.
18일 국내 금융시장은 주가하락, 환율폭등, 금리급등의 전형적인 '트리플 패닉'장세를 연출했다. 코스피지수는 장중 연중 최저치(1366.88)를 기록하는 등 극심한 부진을 보이다가 결국 전날보다 32.84포인트(2.30%) 하락한 1,392.42로 장을 마쳤다. 원ㆍ달러 환율도 전날보다 37.3원 급등하며 하루 만에 1,150원 고지를 돌파(1,153.3원)했다.
특히 이날은 채권시장이 심리적 공황 상태로 치달으면서 금리가 폭등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연 5.89%)는 전날보다 0.29%포인트 폭등, 이틀 만에 무려 0.4%포인트나 뛰었다. 이날 상승폭은 SK글로벌의 분식회계 파문이 일었던 2003년 이후 5년6개월 만에 최대다. 위기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기관과 투자자들이 다투어 투매에 나선 결과다. 이 같은 금리상승은 중소기업 등의 자금 경색을 초래할 전망이다.
앞서 국제금융시장에서도 금리는 뜀박질했다. 17일(현지시간) 국제 금융시장의 단기금리지표인 리보(LIBORㆍ런던은행간 금리)는 9년 만에 최대폭(0.19%포인트)으로 뛴 3.06%를 기록했다. 하루 150조달러에 달하는 금융거래가 연동된 리보금리 급등은 세계적인 차입비용 급등과 극심한 신용경색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글로벌 금융위기가 계속 확산되자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6개국 중앙은행들은 18일(현지시간) 통화스와프(환율 안정을 위한 자국 통화의 상호 예치) 한도를 늘리는 방식으로 세계 금융시장에 1,800억달러의 유동성을 추가 공급키로 하는 공동대응에 나섰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오전 백악관에서 최근 금융위기 발생 후 첫 성명을 통해 "미국인들의 금융시장과 경제에 대한 우려에 공감한다"며 "최근 정부의 조치가 보여주듯 행정부는 이런 도전과 어려움을 해결하는데 노력을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용식 기자 최지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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