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이 '배구도시'란 간판을 뗄 위기에 처했다.
프로배구 최고 인기 구단 현대캐피탈이 연고지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천안시가 여자농구 국민은행과 함께 사용하는 유관순체육관을 단독으로 쓸 수 있도록 해주겠다는 약속을 어겨서다. 이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을 비롯해 서울, 전주, 여수 등이 현대캐피탈 배구단을 유치하고자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최근 홈구장인 유관순체육관을 배구 전용 체육관으로 사용할 수 없다면 연고지를 옮기겠다는 뜻을 천안시에 전달했다. 성무용 천안시장은 2004년 말부터 '국민은행 농구단을 유관순체육관에서 내보내겠다'고 약속했다. 시장의 약속을 믿은 현대캐피탈은 유관순체육관을 개보수하고 배구팬을 위한 편의 시설을 만들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해마다 유관순체육관에서 국민은행과 '동거'해야만 했던 현대캐피탈은 불만이 쌓였다. 배구단 직원은 배구에 이어 열리는 농구 경기 때문에 시설물을 붙였다 떼느라 밤을 새기가 일쑤. 천안을 배구도시로 만들고자 예산까지 마련한 현대캐피탈은 천안을 대신할 새로운 배구도시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현대캐피탈 배구단 유치에 가장 적극적인 도시는 부산이다. '부산을 배구도시로 만들어 달라'는 부산시는 홈구장으로 사용할 체육관과 함께 선수단 숙소를 지을 부지까지 제공할 수 있다는 자세다. '양치기 소년'으로 전락한 천안시가 배구도시란 간판을 다른 도시에 넘겨줄 가능성이 큰 셈이다.
이상준 기자 ju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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