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이 두 번째 여성총리의 탄생을 눈 앞에 두게 됐다. 17일 치러진 이스라엘 집권여당 카디마당의 신임 당 대표 선출 투표에서 치피 리브니(50) 외무장관이 군 장성 출신의 샤울 모파즈(59) 교통장관을 누르고 당선됐다. 리브니 신임 대표가 군소정당의 협조를 얻어 연정 구성에 성공할 경우 40여일 후 총리로 공식 취임하게 된다. 1969년부터 5년 동안 이스라엘을 이끌었던 골다 메이어에 이은 두 번 째 여성총리로 등극하는 셈이다.
▲ 연정 구성해야 총리 취임
AFP통신은 17일 차기 총리를 정하기 위한 카디마당 당 대표 경선에서 리브니 후보가 모파즈 후보를 1.1% 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당선됐다고 보도했다. 리브니가 42일 이내에 다른 정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하면 부패 혐의로 7월 말 사의를 표명한 에후드 올메르트 총리의 뒤를 잇게 된다.
리브니 신임 대표는 18일 "현안 해결을 위해 각 정당 대표와 연정구성 논의를 서두를 것"이라고 말했다. 올메르트 총리는 "모든 협력을 다하겠다"며 지지를 약속했고, 이스라엘과 평화협상을 진행 중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도 "우리는 이스라엘의 새 총리와 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환영했다.
리브니 장관이 당 대표로 선출됐지만 곧바로 총리 직을 보장 받는 것은 아니다. 카디마당은 의회 전체의석 120석 중 겨우 29석을 차지, 과반인 61석에는 한참 못 미친다. 현재 연정 파트너인 노동당(19석), 사스당(12석), 연금생활자당(7석)은 카디마당과의 연정을 계속 유지할 지 명확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연정을 원한다면 우리 요구에 응해야 할 것"이라며 리브니 신임 대표를 압박하고 있을 뿐이다. 만약 연정 구성에 실패하면 총리 선출을 위한 별도의 선거를 치러야 하는데 여론조사 결과 카디마당에 대한 지지가 보수 성향의 리쿠드당과 과 비슷하거나 조금 뒤지는 것으로 나타나 리브니 신임 대표가 선거에서 패할 수도 있다.
▲ 모사드 출신 변호사
변호사 출신의 리브니 신임 대표는 수년 전부터 이스라엘에서 가장 각광 받는 여성 정치인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해에는 시사주간지 타임이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뽑기도 했다. 그는 극우파 유대 민족주의 단체 '이르군'의 지도자 에이탄 리브니의 딸로, 20대에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치고 1980년부터 4년 동안 해외정보 기관 모사드의 유럽 주재 요원으로 활동했다.
모사드에서 사직한 후 10년 이상 변호사로 활동했고 99년 리쿠드당 소속으로 정계에 입문해 지역협력 장관과 법무부 장관 등을 지냈다. 2005년 '깨끗한 정치'를 표방하며 리쿠드당을 탈당, 에후드 올메르트 현 총리와 함께 카디마당을 창당했고 외무장관으로서 팔레스타인 평화협상을 주도했다.
그는 팔레스타인 독립국가 건설을 통한 2개 국가의 공존을 주장하며 이스라엘이 요르단강 서안 등에서 철수해야 한다는 온건한 입장을 취해왔다. 이 때문에 그가 총리가 되면 지난해 11월부터 미국의 중재로 진행되고 있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상이 순조롭게 마무리돼 중동지역 전체가 안정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강철원 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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